(그래픽=노컷뉴스/스마트이미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 상승이 가시화되면서 저 신용자들의 신용위험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초저금리의 장기화로 대출을 늘렸던 저신용 가계들이 금리 상승기를 맞아 대거 신용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올 1분기 금융기관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 대출 받기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비은행금융기관(상호저축은행, 신용카드회사, 상호금융조합)의 신용위험지수가 급등하면서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대 수준으로 높아졌다.
1분기 신용카드회사의 신용위험지수는 19로 지난해 4분기(6)보다 무려 13포인트 상승했다. 신용카드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6을 유지해 왔다.
상호금융조합도 23으로 전분기(13)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3~4분기 연속 13을 유지하다 올1분기 급격히 높아진 것.
상호저축은행은 29로 전분기(21)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역대 최저 수준인 11포인트까지 떨어진 뒤 4분기 21로 급등한데 이어 올 1분기에도 큰 폭으로 올랐다.
3개 기관의 신용위험지수는 모두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3년 4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신용위험지수는 0을 기준으로 (+)이면 신용위험이 높다고 보는 금융회사 수가 그렇지 않다고 보는 수보다 더 많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 은행분석팀 조성민 과장은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 신용위험을 높인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신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차주들이 이용하고 있어 금리상승에 따른 신용위험이 일반 은행에 비해 급격히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둔화와 미 금리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 가능성 등으로 일반은행의 신용위험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1분기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27로 전분기(21)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13년 1분기(28)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차주별로는 중소기업이 31로 전분기(25)보다 6포인트 상승하며 2013년 1분기(34)이후 가장 높았다. 가계는 전분기보다 6포인트 상승한 22로 2013년 1분기(28)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보다 3포인트 높은 16으로 2014년 4분기(19) 이후 가장 높았다.
한편 1분기에는 대출을 꺼리는 등 금융기관의 문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5로 2008년 4분기(-23)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미국 금리 인상,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금융권 대출 심사가 한층 강화되기 때문이다.
{RELNEWS:right}1분기 은행의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19로 지난해 4분기(-13)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009년 1분기(-2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도 지난해 4분기 -3에서 –6으로 낮아졌다. 또 가계주택자금의 대출태도지수는 -13으로 전분기와 같았지만 2011년 3분기(-2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일반자금 대출태도지수도 작년 4분기 -6에서 올 1분기 –13으로 떨어졌다. 2008년 4분기(-19) 이후 최저 수준이다.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의 대출태도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상호저축은행은 작년 4분기 0에서 올 1분기 –11로 떨어졌고, 상호금융조합은 -6에서 -15로, 생보사는 0에서 –10으로 크게 하락했다.
1분기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의 주택대출 수요지수는 16으로 전분기 31보다 무려 15포인트나 급락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가 강화되는 영향으로 한은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