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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힐 권리…"도입 필요성 있어" vs "신중히 접근해야"

사회 일반

    잊힐 권리…"도입 필요성 있어" vs "신중히 접근해야"

    "철없을 때 쓴 글 지울 수 있어야" vs "포털 피해 커"

    <이상직 변호사="">
    - 제3자 검색으로 취업, 성장에 장애받을 수 있어.
    - 유럽에선 구글 서비스 검색 막도록 한 판결 나와.
    - 한국은 적법한 정보 규제하는 법적 근거 없어.
    - 객관적 기준 마련하고 잊힐 권리 제한적 인정해야.

    <지성우 교수="">
    - 사실도 삭제 요구 가능, 기존 법리와 달라.
    - 공인, 사실의 범위 등도 상당한 논란 예상 돼.
    - 실제로 잊힐 권리 적용되는 범위 상당히 좁을 것.
    - 현재도 포털 자율적 삭제 가능, 유사 법제도도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2월 22일 (월)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상직 변호사/ 지성우 교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 정관용> 이른바 ‘잊힐 권리’ 여러분 들어보셨습니까?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내 사진, 개인 정보, 나에 관한 글, 내가 쓴 글 이런 것. 삭제해 달라, 이렇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몇 년 전부터 유럽이나 미국에서 계속 쟁점이 돼왔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도입될 예정이랍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금년 상반기 중에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 이건데. 한편에서는 ‘개인의 사생활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찬성론이 있고요. 반대로 ‘국민의 알권리, 표현의 자유 위축될 수 있다’ 이렇게 또 반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늘은 찬반 양쪽의 주장을 차례로 듣겠습니다. 먼저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시는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에 이상직 변호사를 연결합니다. 이 변호사님 나와 계시죠?

    ◆ 이상직> 네, 안녕하십니까? 법무법인 태평양 이상직 변호사입니다.

    ◇ 정관용> 왜 있어야 됩니까, 이거?

    ◆ 이상직> 지금 현재 인터넷이나 모바일은 입과 귀가 아니고 글로 말하고 글로 듣는 사회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한번 글로 새겨지면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스페인 ‘곤잘레스 사건’이라고 유럽재판소의 판결이 있었습니다. 유럽재판소에서 곤잘레스라는 사람이 부채로 인해서 강제경매 당한 사실이 있는데 그러한 것들이 10년 뒤에도 계속 인터넷에 검색되고 해서 변호사 영업이나 프라이버시에 심대한 지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은 이제 지워야 된다라고 주장을 해서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사례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제도를 도입해야 될지 여부에 대해서 최근 1년간 심각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잊혀질 권리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린이라든지 나이가 어린 청소년들이 철없을 때 온라인에, 인터넷에 게시를 하게 되는 부분들이 많은데.

    ◇ 정관용> 자기가 직접 쓴 글 이런 거 말씀하시는 거예요?

    ◆ 이상직>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이 본인이 당사자이기 때문에 본인이 지울 수 있으면 괜찮은데 어떤 경우에는 제3자가 올린 글이라든지 그러면 지울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런 것들이 사진이라든지 글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나중에 제3자가 검색을 할 수 있어서 취업이라든지 학교생활, 나중에 성장에 장애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피해야 한다. 그렇다면 잊혀질 권리라는 것을 도입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소개해 주신 곤잘레스 사건이라고 하는 게 그럼 그걸 삭제하라고 법원이 어디한테 명령한 거예요?

    ◆ 이상직> 법원이 유럽 구글에 명령을 했습니다.

    ◇ 정관용> 구글에.

    ◆ 이상직> 완전히 삭제는 아니고요. ‘구글 서비스에서 검색이 되지 않게 하라’ 그렇게 판결이 났습니다.

    ◇ 정관용> 그럼 구글이 아닌 다른 데에서 검색하면 그건 어떡합니까?

    ◆ 이상직> 그래서 구글이 아니어도 검색사업자들은 그 적용을 받아야 하는데요. 다만 유럽에서는 그 서비스를 하는 곳이 구글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구글에 대해서 그렇게 했다고 들었습니다.

    ◇ 정관용> 누가 무슨 개인블로그나 이런 데에다가 이런 정보를 퍼다 놓는 경우는 어떡합니까?

    ◆ 이상직> 그런 경우에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인데요.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어떤 경우에 도입할지가 여전히 논의가 되는데 검색 사업자에 한해서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게시물을 관리하는 게시판 관리자한테 인정할 것인지 여러 가지 그런 논의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지금까지 그것을 삭제하라는 명령이 내려진 판결은 유럽의 곤잘레스 사건이 유일합니까?

    ◆ 이상직> 그렇습니다.

    ◇ 정관용> 미국에서는 유사한 소송이 없었나요?

    ◆ 이상직>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유럽과 다르게 이런 잊혀질 권리를 아직까지는 명확하게 인정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 그건 구글이 미국에서의 유력한 사업자라는 점도 작용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유럽의 법가치하고 미국의 법가치가 차이가 날 수도 있고요.

    ◇ 정관용>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소송이 아직 없었습니까?

    ◆ 이상직>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경우에는 불법적인 정보, 예를 들면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을 하거나 아니면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영업을 침해하거나 그런 경우에 있어서는 불법정보이기 때문에 그것을 임시 차단해 달라. 그리고 그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 달라는 그런 것들이 가능합니다. 다만 스페인의 곤잘레스 사례처럼 그와 같은 정보는 온라인 인터넷에 게시할 때는 적법한 정보거든요. 적법한 정보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이걸 갖다가 함부로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지금 없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게 그런데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참 복잡한 것이 많은 게 제가 조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검색사업자들한테만 강제할 것이냐 아니면 각종 게시판 운영자한테까지도 그걸 적용할 거냐. 이것도 하나가 있고요.

    ◆ 이상직> 맞습니다.

    ◇ 정관용> 또 하나는 이 변호사께서 곤잘레스 사건 소개하시면서 그것은 10년 전에 무슨 강제경매를 당한 어떤 사건이라고 하셨잖아요. 그거는 공공의 기록인데. 그것 말고 또 설명하시면서는 아주 어린 나이에 치기어린 글, 자기가 올린 것. 이제는 너무 부끄러운 것. 이렇게 소개하신 거니까 공공의 기록과 자기가 그냥 마음 내킨 대로 쓴 글과는 또 전혀 다른 것 아닐까요?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상직> 다른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언론사에서 공식적으로 남긴 기록이 있고 또 언론사가 아닌 민간의 기록이 있고 정부가 만들어낸 기록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상직> 다만 그와 같은 기록이 적법하게 당시에 게시가 됐다 하더라도 그 적법하게 게시될 당시의 목적을 달성했으면 상당히 기간이 지났고 그로 인해서 피해를 보고 있고 그 피해가 회복불가능한 수준이 된다면 그 잊혀질 권리를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한 범위 내에서 잊혀질 권리가 제한적으로 인정이 돼야지 무조건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제한적으로’라는 말은 일단 이럴 권리를 하나의 도입을 해 놓되 개별 사건은 결국 소송이나 위원회 심판 이런 것을 통해서 결정하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이상직> 예를 들어서 검색사업자나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잊혀질 권리를 구현할 수 있는 장치를 갖도록 하거나 그것을 인정할 의무를 조항을 둔다면 여러 가지 판단 기준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이상직> 아까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얼마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지 표현의 자유, 예를 들어서 언론이라든지 게시가 이루어진 표현의 자유의 침해 가능성은 없는 건지 과연 그 게시물 때문에 얼마만큼의 프라이버시나 개인적인 권리의 침해가 있는 것인지. 그런 것들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와 같은 객관적인 기준에 부합하지 않게 되면 검색사업자나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잊혀질 권리의 구현에 반대를 할 것이고 그렇다면 그건 당사자가 법원으로 가져가서 소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방금 말씀하신 그 객관적 기준을 과연 누가 어떻게 만드냐는 것이죠.

    ◆ 이상직> 그것은 자기가 올린 게시물에 대해서는 지금도 정보통신망 법에 의해서 자기가 철회할 수 있는 권리들이 있습니다. 다만 제3자가 올린 게재물에 대해서는 내가 올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법적인 측면에서 정리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자기가 올린 게시물에 대해서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디지털장의업체를 통하든지 아니면 자기가 그 사이트에 들어가서 효과적으로 지워야 하는 문제가 될 것 같고요. 제3자가 올린 글은 내가 함부로 지울 수가 없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와 갈등 문제가 있습니다. 함부로 지울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범위까지 인정될 것인지는 법의 근거가 도입이 되어야 될 것 같습니다. 법이 도입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잊혀질 권리가 보호되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 변호사께서도 그 객관적인 기준은 하나하나 좀 논의해서 정해가야 한다, 그런 수준이군요, 현재로서는.

    ◆ 이상직> 맞습니다. 현재 입법에 대해서는 논의만 있지,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 정관용> 정치인이나 정부 관료 이런 사람들이 자기 기분 나쁜 거 다 삭제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 이상직> 그 문제도 논의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있어서는 안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주장도 정치인이라든지 이런 분이 악용하는 것까지 허용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아까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청소년이 어릴 때 올린 글이라든지 사진이라든지 지적 장애가 있으신 분이 올린 글이라든지 나중에 본인이 지울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보호를 해줘야 되는 것 아닌가 해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한해서 특히 표현의 자유와 갈등을 조화하는 사항에 한해서 잊혀질 권리가 제한적으로 인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정관용> 지금 이제 방통위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하는 것이 바로 그 기준에 대한 어떤 초안을 내겠다는 거로군요?

    ◆ 이상직> 제가 그 부분에 있어서는 방통위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이제 인권을 어느 정도로 보호할 것이냐. 표현의 자유와 갈등은 어느 정도로 해소할 것이냐의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라든지 민간이라든지 이런 분들이 다 고민을 해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상직>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태평양 소속의 이상직 변호사였고요. 이번에는 잊힐 권리의 법제화. 이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좀 부정적으로 보시는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지성우 교수 연결합니다. 지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지성우> 네, 안녕하세요. 지성우입니다.

    ◇ 정관용> 이거 하면 안 됩니까? 왜 그렇습니까?

    ◆ 지성우>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하면 안 된다라기보다는 법제화하는 문제는 상당히 많은 토의 과정을 거쳐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가이드라인으로 만들거나 또는 내부 규율로 만드는 것은 상관없으나 이것을 법으로 규범화하는 것에는 굉장히 많은 위험성이 있습니다.

    ◇ 정관용> 왜요?

    ◆ 지성우> 왜냐하면 기존의 명예훼손은 고의 과실이 있을 경우에 진실하지 않은 때에 이것을 삭제하라든가 손해배상을 하라든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잊혀질 권리에서는 고의 과실이 없고 또 진실인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해서 삭제 요구를 한다든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기존의 법리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법제화하는 데에는 굉장히 신중한 여러 가지의 고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법제화 했을 때 당장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나 우려점이 뭐예요?

    ◆ 지성우> 예를 들면 정치인이 1심에서는 저희가 유죄 판결을 받았고요. 2심에서는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런 경우는 자기가 무죄판결을 최종적으로 받았기 때문에 1심 판결을 지워달라고 요구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겠죠. 그러면 1년 전에 있었던 유죄판결 취지의 기사들은 모두 삭제해야 되느냐. 그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때는 사실이었거든요, 법원의 재판이.

    ◇ 정관용> 그렇죠.

    ◆ 지성우> 유죄로 나왔기 때문에 그걸 썼는데 이제 무죄로 됐으니까 잊혀지게 해 달라고 한다면 거기까지 확대된다면 굉장히 사회적으로 큰 물의가 빚어지게 되겠죠.

    ◇ 정관용>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우려점들은 이걸 법제화 논의를 시작해보자라고 하시는 분들도 알고 계신 것 같아요. 그래서 그분들도 대뜸 하시는 말씀이 정치인은 대상에서 빼야 된다. 정치인과 같은 공인은. 그리고 언론기사, 이런 것은 삭제요구권 대상에서 빼야 한다. 이런 얘기를 이미 하시던데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지성우> 그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공인인데 정치인을 말씀하신 것은 공인의 범위를 좀 좁혀야 된다는 건데. 그럼 정치인을 빼면서 유명 연예인은 또 안 빼야 되느냐. 이런 문제가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문제가 되겠죠.

    ◇ 정관용> 공인의 범위, 이거로군요.

    ◆ 지성우> 그렇습니다. 두번째는 과연 사실을 어디까지 볼 것이냐의 문제도 상당히 논란이 될 수 있고요.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또 언론기사의 부분은 좀 다르게 봐야 되는데요.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 인터넷신문이 6천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이걸 개인의 자유와 인터넷신문의 자유로 구분하기가 굉장히 어렵고요. 그러면 개인의 자유는 언론의 자유에 비해서 덜 보호받아도 되는 것인가라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구분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실무적인 문제점이 발생하게 될 겁니다.

    ◇ 정관용> 아. 언론의 기사는 대상에서 뺀다라고 해도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기사냐. 이렇게 따지고 들어가면 또 복잡해진다, 이거로군요.

    ◆ 지성우>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미 이걸 법으로 만든 나라는 혹시 있나요?

    ◆ 지성우> 현재 법제화가 돼 있는 나라는 가장 가까운 건 EU인데요. 2014년에 집행위원회가 인터넷에서의 정보주체의 권리 강화를 위해서 법제화는 개정안으로 확정을 해 놨습니다마는 시행은 못 하고 있고요. 지금 러시아나 유럽 국가는 굉장히 잊혀질 권리를 보장하는 데 적극 적입니다. 반대로 미국의 경우는 잊혀질 권리를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굉장히 꺼려합니다. 그 이유는 현재 미국의 인터넷기업인 구글이라든가 페이스북, 유튜브 이런 게 전부 미국의.

    ◇ 정관용> 미국 기업이죠.

    ◆ 지성우> 네. 그러니까 미국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이 잊혀질 권리를 도입하는 데 굉장히 주저하고 있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EU는 아까 법제화는 완성해 놓고 시행은 안 한다? 그건 왜 그렇습니까?

    ◆ 지성우> 말씀드린 대로 EU 내에서도 기존의 법리와 상당히 차이가 있기 때문에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에 대해서 구체적인 시행령이나 시행 각칙을 만드는 데는 상호 간에 아직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는 EU의 2013년 사법재판소에서 굉장히 많은 시간이 경과하고 또 목적이 부적절하거나 또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라는 이런 여러 가지 굉장히 엄격한 요건들 하에서 이 잊혀질 권리를 용인을 했습니다. 그래서 실제적으로 잊혀질 권리가 적용되는 범위는 생각보다는 그렇게 넓지는 않을 겁니다.

    ◇ 정관용> 아까 처음에 지성우 교수께서는 법으로 만드는 건 정말 문제다. 이걸 오히려 가이드라인이나 내부 규율로 해 보자고 하셨는데 그건 무슨 얘기인지 또 그건 왜 가능한지요?

    ◆ 지성우> 일단 법제화가 되면 강제력이 부여되지 않습니까? 법에서 강제하게 되면 우리나라, 쉽게 말씀드리면 네이버나 다음이나 이런 사업자들이 이걸 시행을 강제로 해야 합니다. 비용도 많이 들고요. 혹시 법으로 만들었다가 잘못되었을 때 이 법을 다시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그런 논의도 상당히 오래 걸립니다.

    ◇ 정관용> 어렵죠, 그리고.

    ◆ 지성우> 그러다가 보면 우리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피해가 굉장히 클 가능성도 높고요. 또 국민들이 이 법리를 혹시 오해를 해서 굉장히 확장된 것으로 생각을 한다면 ‘다 지워달라라고 하는 권리가 있는데 왜 이게 안 되느냐’라고 한다면.

    ◇ 정관용> 너도나도 다.

    ◆ 지성우> 또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반대 편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습니다’라고 설득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큰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제도는 우선 내부적인 규율이나 또 당사자 간의 합의로 처리를 하게 해 놓고 그다음에 국민들이 정말 원하고 필요하다고 하면 한 발자국 가서 법으로 규정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법이 없는 현재 상태에서도 어떤 특정인이 특정 포털사이트를 향해서 ‘내가 청소년 시기에 너무 치기어린 글을 쓴 게 있는데 그게 지금도 자꾸 검색하면 나온다. 그거 좀 없애달라’ 이런 요구는 할 수 있는 겁니까?

    ◆ 지성우> 지금도 개인적으로 요구하면 인터넷포털에서 검토를 해봐서 이게 계속 게재될 필요성이 있는 것과 본인의 기본권, 정보권을 침해하는 것이 너무 정보권 침해 쪽이 크다라고 판단을 하면 자율적으로 지금도 삭제를 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법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그런 것들을 삭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요. 지금도 실무적으로는 그러한 유사한 제도들이 시행이 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또 그렇게 요구했는데 만약 거절당하면 그걸 가지고 소송을 걸 수도 있는 거네요. 지금으로서는.

    ◆ 지성우> 그런 제도가 있고요. 저희들이 언론의 경우는 언론중재를 신청할 수도 있고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통신심의를 신청할 수도 있고요. 그다음에 안 되면 또 소송을 할 수도 있고. 또 이런 여러 가지 절차들이 현재 현행법에 개인정보보호법과 상법 그리고 민법, 형법 등에 규정이 다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잊혀질 권리를 규정하고 이것만으로 이 규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을 거고요. 이미 여러 가지 법률이 산재해 있긴 하지만 그걸 찾아내기는 어렵긴 합니다, 사실. 그렇지만 법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네요. 이 법제화 얘기를 하다 보니까 다른 것 얘기를 안 해서 그렇지 사실 누구든지 요구할 권리를 두고 있는 근거조항의 법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말씀이신 거죠.

    ◆ 지성우>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정부는 금년 상반기 중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보겠다라고 하는데. 정부의 태도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러면?

    ◆ 지성우> 말씀드린 대로 지금 가이드라인을 먼저 만든다라고 하는 데에서는 상당히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제 주장을 따르고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먼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당사자 간에 협의하게 하고 문제점을 파악한 다음에 필요하다면 또 규정도 만들고 법도 개정하고 그런 식으로 갈 것 같습니다. 가이드라인의 내용은 아직 잘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아마도 개인 표현의 자유와 언론표현의 자유 중에서 최소한 제 생각에는 언론의 자유는 지금은 배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언론의 자유에 대해서 잘못 이것을 삭제해 달라고 하는 요구청구권까지 확대를 해버리면 자칫 잘못하면 이게 현대판 분서갱유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럴 우려도 있죠. 혹시 방통위가 가이드라인이라고 부르는 게 법제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아닌 거예요, 그러면?

    ◆ 지성우> 가이드라인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당사자 간에 적용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희망을 표시하는 것이고 이 가이드라인은 정부에서 대강 이런 방향으로 앞으로 법제화되거나 또는 어떤 방향으로 시행이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그것을 준수해야 될 법적 의무는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지성우>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지성우 교수까지. 찬성, 반대. 꼭 찬성, 반대라기보다는 추진할, 또 도입할 필요가 있다. 조금 더 신중하자, 이런 양쪽의 목소리를 들어봤고요. 이런 기초정보를 가지고 정부가 어떤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만들어서 발표하는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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