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구급대원이 자살을 기도했다가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목숨을 건졌다.
10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대교 위에서 사설 구급대원 이모(35)씨가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씨는 한남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에서 "많이 괴롭다, 지금 죽을거다"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용산경찰서 한남파출고 직원들은 한남대교 위에서 서성이는 이씨를 발견했다.
출동 경찰관들은 이씨를 다독이고 일단 경찰차에 타라고 설득했고 이에 이씨는 별다른 저항없이 경찰차에 올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자살을 시도한 이유에 대해서는 계속 함구했다"며 "경찰서로 데려온 뒤 자살 상담사를 연결해줬는데도 아무 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수도권에 있는 모 병원 소속 사설 구급대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사고 직전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는 점으로 미뤄 평소 구급대원 생활에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다소 안정을 취했다고 판단해 서울 관악구에 있는 자택으로 데려가 가족에게 이씨를 인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