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에 원 포인트 서버로 투입돼 분위기를 바꾼 OK저축은행 전병선. (사진=KOVO 제공)
배구에는 원 포인트라는 말이 있다. 딱 그 순간을 책임진다는 의미다. 흔히 볼 수 있는 원 포인트 서버와 원 포인트 블로커다. 흐름을 바꾸기 위해, 단 오롯이 서브와 블로킹을 하려 들어가는 선수들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수비나 공격도 하지만, 비중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18일 열린 현대캐피탈-OK저축은행의 챔피언결정 1차전.
OK저축은행의 원 포인트 서버에 의해 단숨에 흐름이 바뀌었다. 5라운드 마지막 OK저축은행전부터 7경기 21세트를 연속으로 잡아낸 현대캐피탈도 흐름을 놓치자 우왕좌왕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경기 전 역시나 '서브'를 강조했다. 강점인 강한 서브로 현대캐피탈 리시브를 흔들어야 승산이 있기 때문. 김세진 감독은 "최민호, 신영석은 혼자서 못 잡는다. 거기에 오레올 파이프까지 터지면 안 그래도 작은 센터들이 정신을 못 차린다"면서 서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물론 현대캐피탈도 대비를 해왔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상대 강서브를 예상하고 리시브 포메이션을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1세트 중반까지 현대캐피탈의 리시브는 완벽했다. 19-18로 앞설 때까지 13개의 리시브 중 11개를 세터 머리 위로 정확히 배달했다. 덕분에 특유의 빠른 공격으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때 김세진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한상길 대신 원 포인트 서버로 전병선을 투입했다.
전병선의 서브에 현대캐피탈 리시브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첫 서브에서 오레올의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공격마저 실패했고, 두 번째 서브에서는 여오현의 리시브마저 상대 코트로 넘어갔다. 시몬의 백어택이 터지며 세트가 뒤집혔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무너뜨린 것은 서브였다.
OK저축은행은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3-2(25-22 25-15 23-25 14-25 17-15)으로 완파했다. 앞선 11번의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을 잡은 팀이 우승한 경우는 9번.
한 번 흔들린 현대캐피탈의 리시브는 쉽게 안정되지 않았다. 2세트에서는 21개의 리시브 중 8개만 세터에게 정확히 향했다.
여기에 김세진 감독의 비디오 판독 요청도 결정적이었다. 13-9로 앞선 상황에서 13-11로 추격 당한 상황. 김세진 감독은 박주형 공격 이전에 나온 현대캐피탈의 네트터치를 잡아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오심이 인정됐고, 다시 승부의 추는 OK저축은행으로 기울었다.
OK저축은행은 3~4세트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지만, 결국 서브에서 해법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