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 (사진=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이날 김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으며, 이같은 내용을 이종걸 원내대표가 김 대표를 만나 설명해 김 대표가 수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대위는 김 대표가 자신과 함께 당 대표 몫으로 1번에 지정한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의 순번은 의혹이 상당부분 소명됐다고 보고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비례대표 6번에 지정한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후보에서 제외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비례대표 10번,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12번을 부여하기로 했다.
더민주는 또 전날 중앙위에서 43명의 후보를 A,B,C 세 그룹으로 나눠 순위 투표를 하는 것이 당헌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중앙위에 35명의 후보를 일괄적으로 올려 중앙위 순위투표를 통해 순번을 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로 했다.
35명 중 20%인 7명은 전략공천으로 순번이 확정돼 실제 투표는 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총 35명의 순번을 확정하게 된다.
35명에는 과학계 4명, 장애인과 복지 각 3명, 외교안보·청년·노동·시민사회단체·법조계 각 2명, 농어민·노인·다문화·당직자 대표 등이 포함됐다. 직능분야에는 외식업·약사·의사 등 4명이 들어갔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가 4·13 총선 승리를 위해 본인이 얼굴이 돼 총선을 지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과 총선 이후 새로운 지도체제가 들어서기까지 당의 변화된 모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 때문에 원내에 진입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고, 들어갈 바에는 당당하게 들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2번에 배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표가 정치적 욕심에 의해, 노욕에 의해 한 것처럼 비춰지는 부분이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가 (비대위원들이 결정하면) 따르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난 관여 안하겠다'는 의미에서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5시 중앙위를 다시 소집해 비례대표 명부 확정을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회의를 저녁 8시로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