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현대자동차가 만들어놓은 시장이고, 현대자동차가 짜놓은 놀이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그 놀이터에서 같이 놀아왔는데, 이제는 르노삼성 자동차도 나름대로의 놀이터를 만들어서 그것을 갖고 고객들에게 어필할 것이고, 그런 쪽으로 회사를 이끌어가겠습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르노삼성 사장에 취임한 박동훈 사장은 25일 쉐라톤서울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이런 포부를 밝히며 '주체' 선언을 했다. 내년에는 자동차 판매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박 사장은 "현대차를 따라잡겠다기보다 당당히 경쟁을 해보겠다는 뜻"이라며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주인 노릇을 충분히 하는 시장인데, 르노삼성의 길은 그들이 가는 모든 길, 예를 들어 세그먼트나 트렌드 등에 있어, 그들이 놓치는 부분을 따라 잡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박 사장은 부산공장의 풀가동과 함께 르노그룹 본사의 차량을 적극 들여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사장은 "그 동안 르노의 차를 적극적으로 들여오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일단 국내 생산 때문"이라며 "현재 SM6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문제는 이미 해결됐고 하반기에는 QM5도 출시돼 100% 풀로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사장은 "라인업의 부족함을 QM3의 사례처럼 (르노의 다른 차량을 들여와) 또 하나의 새로운 바람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며 "QM3는 한국에 없던 세그먼트를 들여온 사례이고, 지금은 이 세그먼트가 한국에서도 보편화된 만큼, 이런 예를 르노삼성이 더 많이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독자모델 개발 계획에 대해서도 "르노삼성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한국에서 생산하는 차들이 계속 준비되고 성공해야 한다"며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영업본부장 부임 직후에 직원들 상대로 한 공식적인 첫 마디가 '쫄지 마'였다"면서 "앞으로 한국인 사장으로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두려움을 모르는 조직으로 바꿔나가는 일"이라고 박 사장은 강조했다.
박 사장은 특히 올해 SM6 5만대 등 총 10만대 판매 목표에 대해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며 "적어도 내년까진 3등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엠 제임스 김 사장도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자동차 판매 목표를 지난해 보다 20% 이상 늘린 19만 천대를 팔겠다"며 국내 판매 2위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현대기아차가 주도하는 시장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등 후발 주자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던짐에 따라 치열한 판매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