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이 불과 300만 달러(약 35억원)에 한국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방보험은 7일 알리안츠생명의 매각가는 300만 달러라고 공식 확인했다.
업계에서는 2000억원에서 3000천억원 사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예상가보다 훨씬 낮은 10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지난 1999년 국내 4위 생명보험사 제일생명을 4000억원대에 인수하면서 국내에 진출해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수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지난해 8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자본잠식 상태라 헐값에 넘겨졌다는 분석이다.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완료하더라도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으로도 추가로 자금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매매가를 35억원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정상화시키는데 상당한 자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생명보험업계 11위에 해당하는 기업이 '헐값'에 팔려나가자, 보험업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긴하지만 일반적 시각에서 볼 때는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라며 "동양생명도 1조가 넘었고 예상가인 2,3천억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믿어지지 않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깜짝 놀랐다"며 "알리안츠 쪽에서 그만큼 급했던 게 아닌가 싶다. 몇년째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빨리 파는게 정답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안츠생명이 낮은 가격에 매각된 것은 앞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생명보험사들의 매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ING생명·KDB생명·PCA생명 등 현재 시장 매물로 나와 있는 보험사들의 매각가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