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고려대 의대생 집단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 중 한명이 성균관대 의대로 옮겨 재학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스마트이미지/자료사진)
5년 전 '고려대 의대생 집단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 중 한명이 성균관대 의대로 옮겨 재학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성균관대 등에 따르면, 성균관대 의대 본과 1학년 학생 36명은 지난 5일 저녁 긴급 총회를 열었다.
동급생 박모(28)씨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2014년 성균관대 의대 정시모집에 합격한 박씨는 2011년 고려대 의대생 집단 성추행 사건 가해자 세명 중 한 명.
당시 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이었던 박씨 등 남학생 3명은 술에 취해 잠든 동기 여학생을 집단으로 성추행하고 이 장면을 카메라로 찍은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제추행 및 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2012년 6월 대법원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이들은 고대로부터 출교(黜校·재입학 불가능) 처분도 받았다.
성균관대 입학 당시 박씨는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학생부로만 선발하는 정시모집에 지원했기 때문에 전과가 문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본과 1학년에 진학하면서 이 사실이 뒤늦게 다른 학생들에게 알려졌다.
사건 발생 당시 온라인에서 '신상 털기'식으로 가해자들의 실명이 공개됐기 때문에 성균관대 의대 동급생 중 한 명이 가해자와 이름이 같은 박씨의 실명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를 통해 조회한 것.
5일 총회에선 동급생 36명 중 24명이 박씨의 과거 행적을 문제 삼아 출교에 찬성했다.
이에 대해 의대 측은 "법무팀 및 로펌에 문의한 결과 출교 조치는 불가능하다"는 답을 학생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대 학생회는 6일 저녁 학생총회를 소집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학생회는 성명서를 통해 "의대는 의료인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학생들에게도 엄격한 윤리적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성범죄 전과가 정확히 고지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박씨는 일부 학생들에게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고 이에 대한 동기들의 반응은 감수하겠다"며 "하지만 학교를 계속 다닐 생각이고, 조별 실습 등에서 다른 학생들과 마주치는 일은 최대한 피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의료법상 성범죄 전과자가 의사면허를 취득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항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