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전경.(사진=강원대)
새학기와 함께 각 대학에서 악습과 관련한 잡음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강원대의 한 학과에서도 예비군 도시락 준비를 여 후배에게 강요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0일 강원대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모 학과에서 선배 예비군 도시락을 여성 후배에의 자발적인 참여없이 준비하게 하는 일이 관행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모 학과에 재학중인 여학생의 오빠로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 일인데 분위기나 눈치가 보여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은 굉장히 불합리한 일이라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어 "도시락을 싸주는 것이 학과 전통이라고해서 지원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금전적인 여유가 없는 여학우의 지갑에서 고스란히 나오는 돈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경제적인 피해도 엄청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예비군 훈련은 대학 중간고사 기간인 4월 중하순 쯤인데 여학우들은 소중한 시간에 공부도 못하고 마음을 졸이면서 남의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며 "여학우의 부모님들은 공부하는 시간을 빼앗기면서까지 남을 위해 도시락을 싸는 것을 이해 못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를 지적한 글에는 "진짜 화난다. 예비군훈련 가는데 왜 도시락을 동생들이 싸야 돼, 진짜 가관이다" "총학이나 해당과에선 아무런 움직임도 없나요? 사실관계 파악은 언제 끝날런지요? 말도 안되는 전통은 뿌리뽑아야 된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재학생들도 악습이 근절돼야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김모(22)씨는 "자발적인 참여 없이 돈을 걷어 도시락을 준비하게 했다는 것은 부당한 행위"라며 "중간고사 기간에 예비역의 도시락을 만들게 했다는 것은 학생의 기본적인 권리를 빼앗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모(21)씨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 측에서 잘못된 관행을 끊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달라"며 "앞으로 피해를 보는 학우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학 측은 "각 학과와 동아리에 예비군 도시락 싸주기 같은 행위는 물론 예비군 훈련 후 군기행위, 음주 금지 등 예비군 악습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금지해달라는 공문으로 보냈다"며 "정확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강원대에서는 한 동아리에서 선배가 후배들의 기강을 잡겠다며 일명 '얼차려'를 준 사건도 발생해 물의를 빚었다. 해당 동아리는 문제를 일으킨 회원을 탈퇴시키고 대학 측은 절차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