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의원.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20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내놓고 있는 거침없는 발언에 대해 당내에선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자칫 계파 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는 수위높은 말들을 쏟아내면서 당 지지율을 깎아 먹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정청래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김 대표의 정무적 판단에 의한 '컷 오프'(공천배제) 이후 나름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만한 행보를 했었다.
일부 의원들이 공천배제에 반발해 탈당할때도 자신의 사전에 "이혼과 탈당은 없다"며 잔류를 선택했고, 자신을 대신해 지역구(서울 마포을)에 출마한 손혜원 홍보위원장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여기서 더나아가 공천 탈락자들을 중심으로 한 '더컸유세단'을 꾸리고 다른 후보자들 지원에 나서면서 지지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하지만 정 의원은 총선이 끝나기 무섭게 당 대표를 향해 칼날을 겨누기 시작했다.
그는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반(反) 문재인 정서는 호남 민심 이반의 본질이 아니다. 호남에서 지지율 1위가 문재인"이라며 "북한 궤멸론과 햇볕정책 부정 그리고 비례대표 공천 장사 운운으로 김대중과 광주 정신에 대한 모욕이 호남의 역린을 건드린 것은 아닐까"라고 남겼다.
호남 민심 이반의 이유를 '반(反) 문재인' 정서가 아닌 김 대표의 언행 때문으로 돌린 것이다.
이후 17일에는 '김 대표 추대론'에 대해 "'셀프공천'에 이어 '셀프대표'는 처음 들어보는 북한식 용어"라면서 "합의추대는 100% 불가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음날에는 "새누리는 국정교과서, 테러방지법 등 북한정권식 독재정치하다가 폭망했고, 더민주는 전두환 국보위식으로 북한 궤멸론 말하다가 호남에서 궤멸된거 아니냐"라며 "합의추대? 북한노동당대회냐?며 민심폭발"이라고 적었다.
사실 김 대표의 추대와 관련해선 "절차적 민주주의에 어긋난다"는 당내 부정적 기류와 크게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거친 표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고 19일 발언은 그에 대한 당내 여론을 싸늘하게 만들었다.
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심공천 5인방'이라며 사실상 김종인 대표, 박영선 의원, 정장선 총무본부장, 이철희 전 전략기획본부장, 김헌태 전 공관위원을 지목했다.
여기에 더해 SNS에는 "민주화 운동으로 감옥간 것도 아니고 비리혐의로 돈 먹고 감옥간 사람은 과거사라도 당 대표 자격기준에서 원천배제해야 한다"며 김 대표의 과거사를 언급하며 공격했다.
동화은행 비리 연루 사건은 총선 과정에서 여당이 제기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친노성향의 재선 의원은 "경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당 대표를 향해 '비리 혐의자'라며 '총질'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당 대표로 써서 선거 잘 치러놓고 지금 이러면 되느냐"고 비판했다.
다른 친노 성향 당직자도 "정 의원은 어떻게 말릴수도 없고 ..."라며 "너무 속이 뻔히 보인다. 당 대표 나가려는 거 아니냐. 좀 장기적으로 봐야지 너무 조급하다"고 힐책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저렇게 하면 당에 좋지 않다. 개인적 감정을 이입해서 반응하는 것은 올바른 처신이 아니"라며 "야당이 국민을 보고 단결해야 대권도 얻을수 있는데 옳은 행위가 아니"라고 했다.
다른 당직자는 "정 의원이 당 지지율 다 깎아먹고 있다. 전대도 나오면 안된다"면서 "정 의원에 대해선 아예 무시하고 언론에서서 다루면 안된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 의원의 '입'이 통제를 벗어나면서 '당 대포'(여당 저격수)의 '말 폭탄'이 아군 진영으로 떨어지고 있는 형국이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