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으로 위조된 로또 (사진=방배경찰서 제공)
4등에 당첨된 로또 번호를 1등인 것처럼 위조해 지인들을 상대로 수억원대 사기를 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송모(30)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송씨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지인 11명에게 103회에 걸쳐 2억3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는 2014년 5월 로또에서 4등에 당첨되자 다른 로또 용지 번호를 오려붙여 1등 당첨 번호로 위조했다.
이후 피해자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1등짜리 로또' 사진을 전송하면서 "1등짜리는 상속세를 피하고자 하는 부자에게 판매하기로 했다, 돈을 빌려주면 나중에 당첨금을 받아 갚겠다"라고 말하며 돈을 받아 챙겼다.
송씨는 주로 인터넷에서 만난 오토바이 동호회원과 이혼·재혼 모임 가입 여성들을 상대로 본인이 대기업에 다니고 부모님은 치과의사라며 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집이 있는 피해자에게는 돈이 곧 나오면 집을 사겠다며 돈을 빌리고, 이혼 여성에게는 결혼을 전제로 접근해 명의를 이전해 주거나 저렴하게 전세를 주겠다며 명의이전비용, 전세보증금 반환비용 등을 받아챙겼다.
일부 이혼 여성은 대출까지 받아 송씨에게 준 것으로 전해졌다.
송씨는 뒤늦게 사기임을 알고 변제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는 "남편에게 알려 이혼을 막고 양육권을 빼앗기게 하겠다, 아이들이랑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송씨는 경마 등 도박자금으로 재산을 탕진한 상태로 피해자들에게 가로챈 돈으로 그동안 쌓인 빚을 '돌려막기' 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와 피해금액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여죄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