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라인 간담회에서 신중호 라인주식회사 CGO는 라인의 성공 전략으로 '문화화'를 강조했다. (사진=네이버 제공)
태국에서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네이버 '라인'이 '국민 스마트 포털'로서 영향력을 급속히 키워가고 있다. 250개의 태국 주요 브랜드 가운데서도 '라인'은 압도적 우위를 다졌고, '라인' 브랜드 가치는 페이스북에 이어 2위다. 구글과 유튜브를 보기 좋게 누른 것이다.
전체 인구 가운데 절반인 3300만명이 '라인'을 메신저로 사용하는 태국. 이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80%에 달한다. 문화도 언어도 다른 태국에서 네이버 '라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신중호 라인플러스 대표 겸 라인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문화화 전략'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문화화'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에 대해 "전략을 얘기할 때 '현지화'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이는 우리가 중심이고 현지가 여기에 맞춘다는 뉘앙스가 있다"면서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문화화'라는 표현이다. 서비스를 현지 '문화'에 집중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첫 걸음은 태국 법인 인력을 모두 태국인으로 채우는 것이었다. 기존 현지화가 그저 단순한 현지화에 그쳤다면 이제는 그 나라 문화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직원들의 눈높이에서 문화와 서비스를 바라보고자 한 것이다.
그는 "규모면에서 수십 배 큰 글로벌 기업과 싸우려면 똑같은 전략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2008년 라인 대표로 일본으로 갔을 당시, 이해진 의장은 '다 잊고 백지에서 시작하라'고 주문했고, 이에 그 나라 사람이 중심이 된 조직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날 공개한 신규 O2O 심부름 서비스 '라인맨'이 "문화화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이는 "태국 직원들이 스스로 고안해낸 것으로, 음식 문화가 중요한 태국에 아주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라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태국에서 음식은 매우 중요하다. 돈이 많은 사람도 '거리 음식'을 선호할 정도다. 이에 '라인맨'은 수많은 음식점과의 제휴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편리한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라인맨은 우선, 음식에 집중하고 있지만 택배, 편의점 물품 배달 등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태국 방콕에 최적화된 서비스로 꼽힐 전망이다.
아울러, 라인은 태국 현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63.7%로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이 가장 빠르게 보편화되면서 PC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시장으로 바로 진입한 '모바일 퍼스트 국가'로 꼽힌다. 태국 정부도 IT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라인이 태국의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이유다.
이를 위해 라인 태국 법인은 '라인 태국 해커톤'을 개최한다. 라인의 '비즈니스 커넥트' API를 공개, 혁신적인 서비스와 상품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라인 태국 법인은 자국 내 스타트업들과 적극적으로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아리야 바노미옹 태국 법인 대표는 "태국에는 280만 개의 중소 사업자가 있지만 노하우나 예산 부족으로 겨우 50만 사업자만 온라인으로 영위하고 있다"면서 "라인은 크리에이터스 마켓을 통해 6만명의 창작자 배출과 동시에 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한 만큼, 태국 내 스타트업들이 라인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