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근, Plate no 13. 18세 2008년 7월 8일, 2008, C-Print, 작가 소장/이미지 제공 국제 갤러리
오형근 작가의 사진 작품 'Cosmetic girls'(2008년, 바로 위 작품)에 등장하는 여고생들은 작가에 의해 경직된 포즈와 긴장된 얼굴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선다. 거대하게 클로즈업된 낯선 이미지들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기호화 되어버린 소녀들의 화장법에 주목한다. 그리고 반복과 연작의 형태로 유형화 되어버린 아름다움의 코드를 보여준다. 인위적으로 꾸며졌기 때문에 발산되는 소녀들의 불안함, 그리고 그것을 엿보고 싶어하는 성인들, 이것이야말로 현대사회가 갖고 있는 시대의 단면인 것이다.
오형근은 한국사회의 특정 인물군의 시각적 유형을 다루는 초상 사진 형태의 연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작가의 사진은 여러 장의 작품이 하나의 군(群)속에서 존재할 때 효과적인 의미를 가지는데, 그 때 보는 이는 작품 속의 인물을 하나의 개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인물군 안에 속한 유형의 한 개체로서 보게 된다.
이처럼 지난 30년간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사진매체가 어떻게 현대미술의 언어와 만나 새로운 작품세계를 구축하여 왔는지를 조망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 전시회를 5월 4일부터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53명의 작가, 20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당대 사진가들과 현대미술 작가들이 미술의 언어로써 사진이라는 매체를 어떻게 차용하고 사용하며, 어떻게 그들의 시각언어로 만들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크게 4부로 나눠진다. 1부 실험의 시작, 2부 개념적 미술과 개념사진, 3부 현대미술과 퍼포먼스, 그리고 사진, 4부 이미지 너머의 풍경으로 구성된다.
좌측 2점은 배병우 작가 사진 작품 '소나무'와 '오름', 우측 2점은 황규태 작가의 사진 작품 '한강' 연작.
1부 '실험의 시작': 1989년은 올림픽 개최 이후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되었고,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유학한 작가들이 귀국하여 활동하던 시기였다. 당시 독일 함부르크에서 귀국한 구본창이 1988년 기획한 <사진, 새시좌="">전과 김장섭, 김승곤 등을 중심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일련의 <한국사진의 수평전="">(1991년, 1992년, 1994년)은 작가마다 각기 다른 특징과 태도가 드러나는 작품을 소개하며 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1부 전시에는 회화적 모노크롬을 특징으로 하는 주명덕의 <잃어버린 풍경="">으로 시작하여, 1983년 출발한 배병우의 소나무와 오름시리즈, 1987년에 발표된 민병헌의 <별거 아닌="" 풍경=""> 등 작품의 소재가 작품에 있어서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지는 작품들을 보여준다. 주명덕의 금강산 사진에서는 세밀하면서도 그윽한 수묵화 느낌에 감탄하고, 민병헌의 <별거 아닌="" 풍경="">에서는 담쟁이풀도 작품이 될 수 있음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부 '개념적 미술과 개념사진': 사진 매체에 대한 실험의 시작은 이미 1980년대 개념미술(conceptual art) 작가들의 작품에서 시작되었다. 1981년 현실과 발언의 시작을 통한 성완경, 김용익부터, 민중예술계 작가들의 다층적이며 세대 풍자적인 포토 콜라쥬 작업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 같은 개념사진의 맥락으로 처음 사진매체를 사용하고 본격적인 작품으로 발표한 작가는 성능경이다.
2부 전시에는 성능경의 첫 사진작업인
과 가 포함되며, 개념미술 1세대라 불리는 이승택이 1980년 초반에 시도한 <지구 위의="" 드로잉(drawing="" on="" earth)="">을 대형 실사 출력한 사진작품도 처음 소개된다. 1989년 이후 이러한 개념적 접근은 박찬경이 창간한 잡지 <포럼a>를 중심으로 활동한 사회 의식적 및 비판적 경향의 작가들에 의해서 시도된다. 북한의 아리랑 페스티발의 노순택, 청계천 재개발을 둘러싼 많은 사회적 가치에 대한 제안을 한 플라잉씨티(전용석), 미군주둔의 현 상황을 인식케 하는 동두천시리즈의 강용석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승택, 이끼심는 예술가, 1975, 이끼, 씨앗, 색소, 오브제/이미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3부 현대미술과 퍼포먼스, 그리고 사진:2000년 이후, 글로벌한 맥락에서의 전시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다양한 비엔날레와 아트페어를 통하여 국제미술의 흐름이 유입되고, 작품의 현장 제작과 설치라는 맥락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미 서구에서 70, 80년대를 통해서 시작된 해프닝과 퍼포먼스를 기록하는 사진 미디움은 본격적으로 한국작가들의 작품에서도 나타나게 되었다. 이러한 퍼포먼스는 극적인 미장센 이미지를 만드는 스테이징 포토에서부터 개인 혹은 사회적 기억에 대한 역사적 접근을 바탕으로 추상적 개념을 사진이라는 매체로 표현하는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이러한 사진매체의 다양한 표현은 사진과 현대미술과의 새로운 시작을 열었다.
4부 이미지 너머의 풍경:디지털 혁명을 통한 사진기술의 일상화와 현대미술의 매체로써 사진이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작가들은 사진으로 만들어지는 이미지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매체적 연구를 시도한다. 리얼리티에 근거한 이미지들은 리얼리티와는 대조적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상징을 만들며 새로운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상징으로 표현되기 시작하였다. 구축된 사실적 이미지들이 어떻게 전복되어, 반미학적이면서, 초현실적 성격을 지닌 이미지로 확장되는지 보여준다.
패션사진 특별전 <패션을 넘어서=""> 전경(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패션을>
이번 전시에는 패션사진 특별전 <패션을 넘어서="">도 함께 선보인다. 이 특별전에는 패션매거진 분야에서 활동하는 22명의 작가, 80여점에 이르는 작품이 전시된다. 이 특별전에는 본격적으로 패션 화보가 시작된 1990년대 초중반부터 현재까지의 주요 작품이 소개된다. 패션을>포럼a>지구>별거>별거>잃어버린>한국사진의>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