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저녁(현지시간) 귀국 길에 오르면서 "이번에 제2의 중동붐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2박 4일간의 이란 국빈방문 성과를 자평했다. 또 "앞으로 이란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협력해 나갈 여지를 만든 것도 이번 방문의 의미"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란 메흐라바드 공항을 이륙하기 전 전용기 기내에서 약 10분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란 방문 중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의 면담 등 일정을 소화했다.
◇ "제2의 중동붐으로 경제 재도약 모멘텀 마련"박 대통령은 "이번에 어떻게 보면 제2의 중동붐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그런 모멘텀을 만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돌아보면 한참 우리 경제가 어려울 때 열사의 나라, 중동에 진출해 경제를 다시 살린 저력이 있었다. 이번에 다행히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대이란 제재가 해제된 이후 처음 방문을 해, 두 나라 사이에 새로운 협력관계를 잘 구축하자는 데에 확고한 공감대를 이뤘다"며 "그 나라 지도자들 의지가 분명했고, 우리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간 협정·양해각서 66건 체결, 371억 달러 규모 이란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추진 등 경제성과를 상기시켰다.
특히 이란에 동행한 236명 경제사절단의 5억4000만 달러 수출 MOU체결 성과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기술력은 뛰어난데 홍보나 네트워크 부족으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이번에 경제사절단으로 같이 가 해외진출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데, 나로서는 보람 있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인프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는 물론, 보건의료라든가 에너지 신산업 등 신성장 동력이 될 산업 분야까지도 협력을 확대해 나가도록 (합의)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제2의 중동붐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수출도 회복하고 경제 재도약도 이룰 모멘텀이 되도록 많이 챙겨나갈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 "한반도 비핵화 문제 양국협력 여지 생겨"박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에 대해 이란의 지지를 확보해낸 부분도 큰 성과로 평가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한반도나 중동에서 핵무기가 없어지는 게 우리 기본원칙"이라고 밝혔다. 회견 뿐 아니라 오찬 자리에서도 로하니 대통령이 이를 재확인했다고 박 대통령은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나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로하니 대통령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점심 때 단둘이 테이블에 앉게 됐는데, 그때도 그런 얘기가 집중적으로 많이 나왔다"며 "이란 대통령은 어떠한 핵개발도 안된다, 한반도 평화 통일을 지지한다,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이 전통적으로 북한과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였는데, 이번에 이런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고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이란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게 아마 이번 방문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란 지도자들, 양국 전략적 협력관계 강한 의지"이란 방문 중 박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2시간 가량,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면담은 30분 가량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직접 대면한 이들 이란 지도자에 대한 인상을 "그분들이 한국과 여러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나가고 싶다는 희망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해 "이란의 최고 목표는 어떻게 해서든지 경제 부흥을 하는 것이고, 여기에 모든 우선순위를 두고 노력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분"이라며 "그래서 경제발전 경험 등 그분의 관심사에 대해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눴다. 최고지도자는 유머도 있었고, 상당히 좋은 분위기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앞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박 대통령을 만나 '대장금'이나 '주몽' 등 한국 사극을 비롯한 양국 문화교류 등을 화제로 올리면서, "테러와 지역 불안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역 평화·안정을 위한 양국 협력을 희망했다.
◇ "문화 교류의 중요성 다시한번 확인"
박 대통령은 이란 체류기간 양국 전통문화 공연, 한국문화 체험전 관람 및 이란 국립박물관 방문 등 문화일정도 소화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통해 양국 문화 교류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감상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문화공연에서 이란 국민들의 우리 문화에 대한 사랑이 많이 느껴졌다. 1600석 행사장이 꽉 찼고, 반응도 상당히 뜨거웠다"며 "이란 지도자들도 '대장금'이나 '주몽' 얘기를 하면서 상당히 우리 문화에 친근감을 보였다. 앞으로 이란과의 협력관계 발전에 있어, 이게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에서 문화 교류, 문화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며 "후속 조치들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만전을 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란 내에서는 한국 식당을 이란에 세웠으면 좋겠다는 제의도 있었다"며 "문화원 등이 양국에 세워지고, 문화 교류를 통해 양국이 더 가까워지면 그것이 두 나라 경제나 다른 분야 협력에도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