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광화문 광장 분수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우리나라 어린이의 바깥 활동 시간은 하루 평균 34분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어린이의 바깥 활동 시간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10일 공개한 '어린이 노출계수 핸드북'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하루 중 평균 실내 활동시간은 0~2세가 22시간 53분, 3~6세 22시간 41분, 7~9세 22시간 32분, 10~12세 22시간 05분, 13~15세 22시간 1분, 16~18세 21시간 43분 등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고 있는 것. 특히 3~9세의 하루 평균 실외활동 시간은 34분으로, 미국 어린이가 2시간에 가까운 119분, 캐나다 어린이의 100분에 비해 29~34% 수준에 불과했다.
이들 연령대 어린이들은 대부분 주택이나 어린이집, 학교, 학원 등 실내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미국-캐나다의 어린이 실내/외 활동 시간 비교. (자료=국립환경과학원 제공)
김필제 국립환경과학원 위해성평가연구과장은 "실내와 실외생활 시간에 따라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정도가 다르다"며 "우리나라 어린이의 경우 실외보다는 장판이나 벽지 등 실내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하루동안 들이마시는 공기의 양인 호흡률의 경우에도 5~6세 어린이의 경우 하루 평균 10.8㎥로, 미국의 12.16㎥에 비해 다소 적게 나타났다. 그러나 일본의 같은 연령대 어린이의 일 평균 호흡률 9.9㎥보다는 조금 더 많았다.
식품섭취량은 우리나라 1~2세 영유아의 경유, 하루에 곡류 23.5g, 채소 7.8g, 과일류 10.9g, 육류 1.9g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나이대 미국의 영유아와 비교하면 곡류와 과일류 섭취량이 각각 3.7배와 1.8배가 높은 반면 육류 섭취량은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46%)으로 낮았다. {RELNEWS:right}
2세 이하 영유아들의 손빨기는 시간당 3.9회, 물건 빨기는 4.4회로 나타났고, 빨기 행동의 지속시간은 시간당 6분에서 8분 30초 정도로 미국 어린이의 11분에 비해 더 짧았다. 이는 우리나라 부모나 교사들이 빠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과학원은 추정했다.
이번 조사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실내외 활동이나 빠는 행위 등을 통해 유해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정도가 외국 어린이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필제 과장은 "이번 조사는 그간 연구자마다 다르게 사용되던 노출계수를 국내 자료를 바탕으로 표준화해 외국 자료를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줄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