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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동 작가 "드라마 표절, 내 작품 난도질 당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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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동 작가 "드라마 표절, 내 작품 난도질 당한 기분"

    10년 걸린 '인생작' 연재 원해… 류작가, 표절 시인 해달라

    피리부는 사나이 (사진= CJ E&M 제공)

     

    "제가 10년간 만든 작품을 연재하고 싶을 뿐입니다. 연재를 하기 위해서 표절이 맞다는 것을 제가 증명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류 작가님이 표절을 시인해 주셔야 인생작으로 작업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에 대해 표절 의혹을 제기한 웹툰 작가 고동동이 작품 연재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기 위해서는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드라마 류용재 작가의 시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웹툰 '피리부는 남자' 고동동 작가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드라마가 나오기 전에 언론에서 관련 기사가 나와 처음 접했는데 일단 제목이 똑같았고,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콘셉트가 되게 유사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드라마 방영 후 극본을 맡은 분이 류용재 씨라는 부분을 알게 되면서 표절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고 작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6월 시나리오 형태로 자신의 작품을 공모전에 출품을 했고, 그해 12월 마지막 최종본을 제출했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출품한 시나리오를 1년 3개월간 심사한 사람이 바로 류용재 작가였던 것.

    고 작가는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와 자신의 시나리오를 비교하며 유사성을 설명했다.

    "도입부에 시위 현장에서 피리 부는 남자 내레이션 시작하는데요. 그 부분이 제 시나리오의 도입부와 똑같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보게 되면 가장 큰 유사점에 들어가는 게 대형 참사의 유가족이었던 사람들이 결국 대형 참사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테러라는 형태로 일종의 보복을 하면서 그와 함께 그 대형 참사의 진실까지 찾아가게 되는 그런 과정들이 매우 비슷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드라마 15, 16화에도 유사한 장면은 나온다.

    "비행기가 납치되는 과정에서 비행기 안에 있는 승객들이 권력자의 아들을 죽이려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장면은 제 시나리오의 지하철 안 승객들이 권력자의 딸을 죽이려는 장면과 매우 유사합니다."

    권력자의 아들, 딸을 죽이는 장면 등이 비슷하고, 다만 비행기냐 지하철이냐 장소 설정만 다르다는 것이다.

    비슷한 아이디어가 드라마 작가한테도 떠올랐을 가능성에 대해 고 작가는 "지금까지 그런 복수, 테러리스트와 이 동화를 연결시킨 작품은 없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이게 똑같이 된 것에 대해서 표절을 의심했다"며 "무엇보다 심사위원이었기 때문에 제 작품을 분명히 보았고, 1년 3개월 뒤에 똑같은 제목, 똑같은 콘셉트의 드라마가 나온다는 건 내 작품을 보고서 어떤 아이디어를 도출하지 않고는 그렇게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표절 의혹을 받는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 류용재 작가는 "2009년에 경찰대학교 협상 전문 교수님과 개인적인 인연을 맺을 기회가 있었고, 그때 이 협상이라는 소재에 관심을 갖고 처음 착안한 것이다. 고동동 작가의 작품을 접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이 네고시이터라는 가제로 드라마 아이템을 개발해 왔고 노트한 증거도 제시할 수 있다"고 반론을 펼쳤다.

    이에 대해 고 작가는 "내가 문제 제기한 부분은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동화를 테러리스트로 푼 점, 그런 아이디어에 대한 부분인데 류용재 씨는 그 부분에 대한 얘기는 안 하고 협상 전문가와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게 됐는지에 대한 과정만 설명하는 중이다. 그건 내 질문을 피해가는 답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표절 의혹이 제기된 tvN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에 대해 만화계까지 성명을 내고 작가는 물론 제작사, 방송사의 표절 사실 인정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고 작가는 "아무래도 요새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라든가 영화 등이 나오게 되면서 어느 때보다 이 만화 콘텐츠가 주목을 받는 상황"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만화에서 지금까지 해 왔던 수많은 상상력적인 설정들이 무분별하게 여러 곳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수많은 만화가들이 그런 문제의식을 같이 공유하는 중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경옥 씨의 '설'이라고 하는 작품이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와 표절 논란이 있었고, 천계영 씨의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실제 스타트업에 출시하는 일이 있어 그런 과정에서 분쟁사례가 있었다. 그밖에도 작가들이 아이디어 도용당하는 일이 알게 모르게 많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 작가는 아이디어 도용과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만화를 약간 하류문화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만화가 자체, 혹은 그 만화를 이루는 생태계 자체에서 저작권법이라든가 그런 자신들의 작품을 보호하는 부분에 대해서 많이 인식이 부족하기도 했다. 또한 만화 쪽에서 나온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차용하는 측에서 크게 생각을 못하지 않았나 싶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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