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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정너'로 무슨 설문조사?"…與 비대위에 당내 반발

국회/정당

    "'답정너'로 무슨 설문조사?"…與 비대위에 당내 반발

    "전당대회 내년으로 못박아 '혁신 비대위' 선택 차단"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새누리당이 당 수습을 이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한 당내 총의를 수렴하기 위해 10일 당선자 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질문이 관리형 비대위에 유도하는 방식으로 짜여졌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답이 정해진 명분쌓기용 설문이라는 당내 비판이 일고 있다.

    ◇ 與 비대위 4개안 제시…‘관리형’‧‘관리형+혁신위’‧‘진단형’‧‘혁신형’

    새누리당 기획조정국은 이날 정 원내대표를 제외한 당선자 121명 전원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선호하는 비대위 형태를 선택하고 비대위원장 추천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

    비대위 유형으로는 ▲관리 비대위 ▲관리 비대위+별도 혁신위 ▲진단 비대위 ▲혁신 비대위 등 4가지 형태가 제시됐다.

    ‘관리 비대위’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며 전당대회 준비에 집중하는 것이고 혁신 비대위는 외부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혁신작업을 주도하는 성격이다.

    '관리 비대위와 별도 혁신위' 체제는 비대위는 전대 준비에 집중하고 혁신작업은 비대위가 구성한 혁신위가 맡는 방식이고, '진단 비대위'는 외부 비대위원장이 전대 준비와 함께 총선 패배 원인만 진단하고 혁신작업은 차기 지도부가 구성한 혁신위가 추진하는 형태다.

    ◇ 무늬만 절충형…“관리 비대위 변형이자 구색 맞추려는 눈속임”

    기존의 ‘관리형’과 ‘혁신형’ 외에 중간 형태의 ‘관리형+혁신위’와 ‘진단형’을 포함시켜 절충을 시도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질문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관리형’으로 답을 유도하는 쪽으로 질문이 짜여졌다는 지적이다.

    우선 절충형으로 제시된 ‘관리형+혁신위’‧‘진단형’ 비대위가 관리형 비대위와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다.

    당 혁신작업은 현 지도체제와 당원협의회 등 조직 개편 등이 핵심인데 혁신 비대위를 제외한 세 유형 모두 현 체제 그대로 둔 채 차기 지도부를 뽑는 만큼 혁신과 쇄신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 유형 모두 혁신 주체는 차기 지도부나 비대위가 구성한 혁신위로 동일하다. 혁신 비대위만이 비대위가 혁신을 주도하도록 돼있다.

    한 중진의원은 “관리 비대위와 2개 절충형태 모두 총선 참패에 따른 아무런 변화나 쇄신 없이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혁신하겠다고 외친들 그 진정성을 믿어줄 국민이 과연 있겠느냐”고 고개를 저었다.

    다른 중진의원도 “두 절충형은 관리 비대위의 변형이자 눈속임을 위한 구색 맞추기에 다름 아니다”라며 “도대체 무슨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건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전당대회 내년?…혁신 비대위는 死票

    더 큰 문제점은 혁신 비대위를 선택할 길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설문지는 각 비대위 유형별로 물리적으로 가능한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병기했는데 관리형과 관리형+혁신위는 ‘6월말~7월초’, 진단형은 ‘7월말~8월초’로 밝혔다.

    반면, 혁신형은 ‘정기국회 종료 이후’라고 못박았다. 이는 사실상 혁신 비대위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의중을 대놓고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전대 개최 시기에 대해서는 정 원내대표가 전날 당선자 총회 직후 "7월 안에 치러야겠다는 기준을 제시했고, 참석 의원들이 이의를 달지 않았다"고 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즉 혁신 비대위를 선택하면 사표(死票)가 된다는 뜻이다.

    특히 정기국회는 9월부터 100일 이내로 열리는 만큼 정기국회가 끝나면 12월 중순이고 곧바로 예산정국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정기국회 종료 이후 개최’는 내년에 전대를 열자는 얘기다. 혁신 비대위는 선택하지 말라는 말이나 같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주류, 숫자의 힘으로 당권까지
    "

    한 재선의원은 “내년까지 지도부 공백 사태가 지속돼야한다는데 누가 혁신 비대위를 선택하겠느냐”고 반문하며 “차라리 보기에서 제외하지 그랬느냐”고 비꼬았다.

    혁신 비대위를 선택하고 전대 개최는 ‘8월말~9월초’라는 기타 의견을 달았다는 중진의원은 “9월 초까지 4개월 가까운 시간이 있는데 왜 혁신안을 만들 수 없다고 단정하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또다른 중진의원은 “결국 숫자의 힘으로 당권까지 차지하겠다는 주류의 속셈”이라며 “대선까지 져야 정신을 차릴 것이냐”고 개탄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선자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1일 오전 중진의원들과 만나 비대위 구성의 가닥을 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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