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9일 김정은의 노동당 위원장 추대를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시진핑 총서기가 "나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그리고 나 자신의 이름으로 당신께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열렬한 축하를 보낸다"며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고 이 축전이 북중관계 복원을 희망하는 중국측의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과거 역대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북한의 최고 지도자 추대 과정에 보낸 축전과 이번 축전을 비교해보면 북중관계 복원의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진핑 총서기는 김정은에 대해 '동지'라는 칭호를 쓰지 않았다.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북한 최고지도자의 새로운 직위를 축하하며 보낸 축전에 동지라는 표현이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0월 조선노동당 창당 70주년을 기념하는 축전에서 "제1비서 김정은 동지"로 표현했다.
김정은이 지난 2012년 4월 노동당 제1비서가 됐을 당시 총서기였던 후진타오도 축전에서 김정은 '동지'로 표현했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는 당연히 호칭을 동지로 표현했다.
과거 장쩌민은 1997년 10월 김정일이 노동당 총비서가 된뒤 보낸 축전에서 김정일 동지로 불렀다.
지난해 10월까지 북한 최고지도자의 이름 뒤에 붙였던 '동지'라는 표현이 빠진 것은 올 1월 북한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사전통보조차 하지 않은 때문으로 해석된다.
둘째 북중관계에 대한 수식이 변했다.
시진핑 총서기의 축전에는 "북중우호협력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후진타오 시절에는 "북중전통우호협력관계를 끊임없이 공고히하고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표현했다.
시진핑 총서기의 축전에는 단순히 우호협력관계라고 표현해 '전통'이라는 단어가 빠진 것이다. 또 이를 수식하면서 '공고히한다'는 표현도 삭제됐다.
장쩌민 시대와 비교하는 차이는 더 뚜렷해진다.
장쩌민총서기가 김정일 총비서에게 보낸 축전에는 "북중우호관계를 수식하는데 전통이라는 표현과 함께 목린(睦隣)이라는 표현이 들어간다.
후진타오 시기에 목린(睦隣)이라는 단어가 빠졌고 이번에 시진핑 총서기가 보낸 표현에는 전통이라는 단어가 빠진 것이다.
또 축전의 문장 길이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이번에 시진핑 총서기가 보낸 축전은 193자로 이뤄져있다.
2014년 후진타오 당시 총서기가 김정은 제1비서에게 보낸 축전은 331자였고 장쩌민이 김정일에 대해 보낸 축전의 길이는 445자로 구성돼 있다.
중국은 외교적 언사의 변화를 통해 입장의 변화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이번에 시진핑 총서기가 보낸 축전의 문구의 변화는 북중 관계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수있다.
시진핑 총서기가 김정은 당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낸 것 자체가 의미가 있긴 하지만 그 축전의 내용에는 북한에 대한 중국측의 실망도 동시에 담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