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견 당시 엄마도 못 알아봐
- 환청 듣고 칼로 자해까지
- 단지 잠잘 곳 구했던 아이일 뿐
- 성폭행으로 고소했으나 성매매로 인정
- 아이 돌려보낸 어른 아무도 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하은이(가명) 어머니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작고 소소한 한 개인의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결코 한 개인의 이야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저희가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2014년 지적장애를 갖고 있던 13살 여자아이가 스마트폰 액정을 실수로 깨뜨리고 엄마한테 혼날까 무서워서 가출을 합니다.
잘 곳이 없었던 이 아이는 채팅방을 만들어서 재워줄 사람이 없느냐 찾았답니다. 그리고는 6일 후에 한 공원에서 발견이 됐는데 그때는 이미 6명 이상의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채 넋이 나간 상태였다는데요. 결국 이 남성들은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이 성관계는 이 여자 아이의 자발적인 성매매였다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 아이의 부모는 지금 할 말이 많다는데요. 만나보죠. 아이의 어머니 연결돼 있습니다.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어머님, 나와 계세요?
◆ 어머니> 네.
◇ 김현정> 지적 장애가 있는 딸, 어느 정도나 심각한 상태입니까?
◆ 어머니> 지능이 한 67에서 70 정도이고요. 언어능력은 또래에 비해서 상당히 떨어지고, 이해력도 많이 떨어지고요.
◇ 김현정> 그러면 누구나 대화 좀 나누어보면 ‘어, 지적장애가 있구나’ 인지할 수 있는 정도 상태란 말씀이죠?
◆ 어머니> 네,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 김현정> 그런데 그런 딸이 13살이던 2014년에 집을 나갔어요. 그런데 그 계기가 핸드폰 때문이었다고요?
◆ 어머니> 제 핸드폰을 가지고 놀다가 바닥에 떨어뜨려서 액정에 금이 갔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혼날까 봐 너무 무서웠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그때부터 백방으로 찾아다니셨겠네요?
◆ 어머니> 안 가본 곳 없죠. 전단지 만들어서 뿌리면서….
◇ 김현정> 경찰에도 신고하시고.
◆ 어머니> 네. 6일 만에 찾았어요. 인천 공원 쪽에서 앉아 있는 걸 여경분이 데리고 오신 거죠.
◇ 김현정> 공원에서 6일 만에 딸 아이를 딱 봤을 때, 상태가 어떻던가요, 대체.
◆ 어머니> 처음에는 일단은 냄새가 좀 많이 났어요, 씻지를 않아서. 정신은 좀 반쯤 나가 있는 듯했고요. 눈이 많이 풀려 있었고요. 또 처음에는 저를 못 알아봤어요. 막 밀쳐내고 누구냐고 그러고요.
◇ 김현정> 엄마한테 누구냐고 물었어요?
◆ 어머니> 네. 병원에서 검사를 해 보니 성폭행 사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죠.
◇ 김현정> 도대체 딸아이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어떤 얘기를 하던가요?
◆ 어머니> 일단 제가 알려준 채팅앱이 있었어요.
◇ 김현정> 지능이 한 70 정도 아이큐 70정도밖에 안 된다고 7세 수준밖에 안 된다고 그러셨는데 채팅앱을 이용했어요?
◆ 어머니> 저희 딸이 말하는 게 어눌하고 그래서 혹시 이런 채팅을 하고 또래 아이들을 만나면서 말 주변이 좀 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알려준 건데요. 제가 너무 바보고 제일 후회되는 부분이죠.
◇ 김현정> 그 채팅방으로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 어머니> 자기 딴에는 이제 무섭고 잘 곳은 없고 오직 그냥 ‘잠만 재워줄 사람’ 이렇게 찾았대요.
◇ 김현정> 그 채팅방에다가 저 잠 재워주실 분 없나요 하고 찾은 거예요?
◆ 어머니> 네. 잠을 재워주겠다고 어떤 남자가 연락이 왔고, 데리러 왔나봐요. 모텔에 갔고 씻고 와라 그러더래요. 그런데 그때 굉장히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거기서 성폭행을 당한 거군요, 1차.
◆ 어머니> 네. 그냥 성폭행만이 아니라 그 항문까지.. 그런 행위까지.
◇ 김현정> 굉장히 변태적인 것까지 있었단 말씀이죠?
◆ 어머니> 네.
◇ 김현정> 그러고 나서 집으로 돌아온 게 아니라 또다시 성폭행을 당했어요?
◆ 어머니> 네. 너무 무서운 경험을 했고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고 그런 행위를 했던 것 자체가 이해도 안 되고, 못하고. 그런데 엄마한테 가기에는 죄의식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더더욱.
◇ 김현정> 가출을 했는데 내가 이런 일까지 당했으니 더 가기가 겁났다는 건가요?
◆ 어머니> 네. 엄마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못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채팅을 하면서 잠재워 줄 사람 있으면 갔었고요.
◇ 김현정> 집에는 못 돌아가겠는데 갈 곳은 아무 데도 없고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러니까 그냥 계속 재워줄 분 없나요 해서 그다음 사람 또 만나고 또 만나고 이런 식으로요?
◆ 어머니> 네.
하은(가명·당시 13세)이가 실종 당시 신었던 신발과 매일밤 끌어안고 자던 곰인형(사진=하은 어머니 제공)
◇ 김현정> 아이 상태가 그당시 어떻던가요, 사건 후에는요?
◆ 어머니> 환청이 들린다고까지 말하고 굉장히 이제 두통으로 많이 고생을 했고요. 그러다가 한번은 칼로 자해를 시도하더라고요.
◇ 김현정> 딸아이를 만나서 몹쓸 짓을 했던 그 남성들을 다 경찰이 검거는 했습니까?
◆ 어머니> 1명 빼고는 다 했다고 들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이제 처벌을 검거했으니까 받으면 되는데 거기서 또 문제가 생겼다고요?
◆ 어머니> 제가 성폭행으로 상대방 남자들을 고소를 했는데요. 그게 성매매로 전환이 돼서 왔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성매매라는 건 성을 팔았다는 의미인데요?
◆ 어머니> 떡볶이가 화대로 인정이 됐고요. 성관계 후에 떡볶이를 얻어먹은 것이, 성관계후에.
◇ 김현정> 떡볶이를 얻어먹었어요, 그 남성한테?
◆ 어머니> 네.
◇ 김현정> 그걸 화대로 봤다는 말씀인데, 그러면 지능이 70이었다는 건 인정이 안 된 겁니까?
◆ 어머니> 같은 법원에서 판사님은 다르셨는데 한 분은 지능이 낮은 걸 인정하셨고 또 한 분은 인정을 안 했어요. 그런데 정상 아동이었어도 그게 어떻게 성매매가 되는 것도 말이 안 되죠. 만 13세 이하가 되면 합의가 있든 없든 성폭행으로 인정을 할 수가 있는데요. 저희 딸이 그 기준에서 딱 두 달이 지났거든요. 만 13세가 넘어가는 시점이.
◇ 김현정> 13년 2개월이었군요, 그때가?
◆ 어머니> 네. 그래서 이제 그게 성매매로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즉 그 남성들이 어쨌든 처벌을 받았어요. 성매매 혐의로라도 어쨌든 처벌은 받았는데, 어머님 입장에서는 어떻게 내 딸이 성을 판 것이 되느냐 이건 엄연한 폭행이다. 지금 그 부분에 문제 제기를 하시는 것이군요.
◆ 어머니> 저희 아이가 지적능력도 떨어지고 상황판단능력도 현저히 낮은데, 또래들보다. 그게 어떻게 성매매로 됐다는 게 많이 좀 이해가 안 되죠.
◇ 김현정> 그 남자들 좀 만나보셨어요, 혹시? 얘기라도 좀 들어보셨어요?
◆ 어머니> 자신이 없었어요. 볼 자신이.
◇ 김현정> 그러셨군요.
◆ 어머니> 맨정신으로 볼 자신도 없었고 제가 제일 가슴이 아팠던 건 다들 어른들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아이를 단 한 사람도 집에 돌려 보내주지 않았어요. 자기들 성적 욕구 노리개로 이용했을 뿐 그리고 버렸을 뿐이지, 나한테는 너무나 소중한 내 자식인데 아무도 보내주지 않았어요. (눈물)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직 진행 중인 재판들이 있으니까요. 끝까지 어떻게 판결이 나는지 관심을 가지고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니, 힘을 내시고요. 오늘 어려운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어머니> 네.
◇ 김현정> 지적장애 미성년자가 자발적인 성매매를 했다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서 이의제기를 하는 어머니의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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