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강원도 횡성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허위 내용의 팩스를 언론기관 수십 곳에 보낸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0분쯤 기상청은 '북위 37.4구, 동경 127.4구(강원도 횡성군)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팩스를 76개 언론사에 보냈다.
물론 강원도 횡성군에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강원도 횡성군에서는 지난 16일부터 '2016 전국재난대응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황당한 소동의 전말은 이랬다.
사전에 횡성에서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하는 훈련 시나리오를 작성했던 기상청은 이날 정해진 순서대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문제는 훈련 중 기상청 관계자가 실제 강진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재난소식을 신속히 전파하기 위한 '팩스 자동통보 시스템' 버튼을 눌러버린 것.
실제 상황에서 이 버튼을 누를 경우, 청와대와 국정원, 언론사 등 약 천 개 기관에 재난소식이 한순간에 전달되지만, 이날은 해당 시스템에 76개 언론사만 입력돼 있었다.
소식을 전달받은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사들은 사실확인 없이 속보 경쟁에 뛰어들다가 결국 오보를 내 혼란을 가중한 일도 벌어지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당 관계자가 실수로 버튼을 눌렀다"고 해명하며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측도 "기상청 지진 통보문을 토대로 보도했다"면서 "재난 소식을 신속히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