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 형지의 쇼핑몰 시공사인 CJ건설이 인근 식당주인에게 '함바'를 하자고 제안해놓고 피해 보상금을 주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강민정 기자)
부산 사하구에 건설 중인 패션그룹 형지 쇼핑몰 시공사인 CJ건설이 인근 식당주인에게 피해 보상금을 주지 않을 목적으로 건설현장 식당인 이른바 '함바'를 제안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식당 주인은 CJ건설 측이 애초 약속한 식당 이용 인원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데, 건설사 측은 이 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사하구 하단동에 건설 중인 있는 패션그룹 형지의 쇼핑몰 건설현장 직원들에게 지난 1년 동안 일정 금액을 받고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 주인 이모(56·여) 씨.
이 씨는 사실상 현재의 '함바' 운영이 지난 2014년 5월 형지 쇼핑몰 시공사인 CJ건설 측의 제안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 지금의 식당보다 더 큰 공간을 마련해라는 CJ건설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해 5월 자신이 10년 넘게 운영해오던 음식점 문을 닫고 본격적으로 함바 운영에 뛰어들었다고 이 씨는 전했다.
이 씨는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분진과 소음으로 인해 기존 손님들이 불편해하고, 먼지를 뒤집어쓴 인부들과 같이 음식을 먹는 것을 꺼려해서 단골손님의 발길이 줄어들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최대 700명 인부들의 식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CJ건설의 제안이 솔깃했다"고 말했다.
공사부지 바로 뒤에 있는 자신의 식당에다 옆집 식당까지 세를 얻어 쇼핑몰 건설현장 직원의 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 씨는 올해 초부터는 아예 공사장 내부로 들어가 음식을 조달하기 시작했지만, 식당을 이용하는 이가 애초 CJ가 약속한 인원의 1/4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씨는 "함바를 운영하기 전 한 달 평균 2000만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던 수익이 80% 이상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근 상인들은 공사로 인한 분진‧소음 피해 보상금을 받았지만, 이 씨는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
이 씨는 "식당뿐만 아니라 집도 공사장과 인접해 잠도 못자고, 장사도 못하고 가장 큰 피해를 봤다"며, "CJ건설이 보상금을 주지 않기 위해 함바를 하자고 제안해 놓고 인원수를 채워주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인원이 모자라는 이유에 대해서는 "공사로 인한 피해 민원을 잠재우기 위해 인근 상가에 인부들의 식사를 나눠줬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J건설은 이 씨와 함바 운영권 계약을 쓴 사실이 없다며 이 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CJ건설 한 관계자는 "현장직 근로자들이 자율적으로 가서 밥을 먹은 것이지, 공식적으로 이 씨와 우리 간에 함바계약서를 쓴 사실이 없어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인근 상인들 역시 이 씨가 해당 건설현장의 함바를 운영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알고 있어 양 측의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시행사인 패션그룹 형지 측은 "그동안 함바와 관련된 논란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며 "쇼핑몰로 인해 생긴 민원인만큼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