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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표-브로커 통화, 피의자 방어권 차원이었나?

법조

    홍만표-브로커 통화, 피의자 방어권 차원이었나?

    정운호 브로커 이민희 돈 받은 혐의 외에 로비 의혹은 모두 부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에서 핵심 브로커로 지목된 이민희씨가 수억원의 돈을 챙긴 혐의만 인정하고 입점로비와 구명로비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특히 이씨는 도주 중 구명로비 의혹의 또다른 핵심 피의자인 홍만표 변호사와 수 차례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검찰은 "도주 중인 피의자라도 변호사에게 물어볼 권리는 있기 때문에 통화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는 변호사법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무렵까지 네이처리퍼블릭이 서울지하철 화장품 매장 사업에 진출하는데 로비를 한다는 명목으로 정 대표로부터 위임을 받은 김모씨로부터 9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유명가수의 동생 조모씨로부터 3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도 있다.

    이씨는 또 형사사건을 특수통 검사장 출신 전관 홍만표 변호사에게 소개해주고 의뢰인으로부터 1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가 홍 변호사와 의뢰인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대가를 챙긴 혐의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 새롭게 밝혀졌다.

    이씨는 검찰에서 정 대표로부터 9억원을 받은 적은 있지만 실제 입점로비를 한 적은 없다며 로비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와 함께 정 대표가 도박 혐의로 수사 또는 재판을 받을 때 구명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씨는 검사장 출신 전관 변호사이자 고교 1년 선배인 홍만표 변호사가 정 대표의 사건을 수임하는 과정에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선임 과정 등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자신이 사기 혐의로 고소당하자 청와대 수석과 정부부처 차관 등을 거론하며 위세를 과시했다는 내용의 녹취록과 관련해서도 "허언을 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이씨가 이미 구체적으로 드러난 혐의만 인정할 뿐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씨는 구명로비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홍만표 변호사와 도주 과정에서 여러 차례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나 '말맞추기', '증거인멸' 의혹이 일고 있다.

    이씨에 대한 수배령이 떨어진 1월부터 5월까지 둘이 수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를 했으며, 주로 이씨가 홍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한 상태다.

    특히 이씨가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홍 변호사와 통화를 했다고 인정한 만큼 제기된 의혹에 대해 말 맞추기를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검찰에서 "법률자문을 받기 위해 홍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도주 중인 피의자가 자수하는 게 좋을 지 변호사에게 물어보는 것은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는 반응이다.

    홍 변호사가 도주 수법 등을 알려주며 도피를 도왔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자수에 따른 형량 감축 가능성 등 법률 자문만 했을 경우 정당한 변호사 업무일 뿐이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률 자문만 했다면) 홍 변호사는 변호사 일을 한 것"이라며 "도주 중인 피의자도 수사기관에 대응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의혹 당사자들 간 전화라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말맞추기 의혹이 있는만큼 도주에 도움을 줬는지, 증거인멸을 공모 했는지 등은 조사를 통해 확인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검찰은 이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홍 변호사와 전화통화를 할 때 실제로 법률자문이 이뤄졌는지, 아니면 말맞추기나 증거인멸 등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판·검사와 서울메트로 관계자, 정관계 인물들에 대해 로비를 벌였다는 지금껏 제기된 의혹을 모두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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