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수사기획관 시절의 홍만표 변호사 (사진=자료사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 로비 의혹에 연루된 홍만표 변호사가 100채 넘는 오피스텔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비상식적인 거래 방식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홍 변호사가 보유한 경기도 용인 P오피스텔 5채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홍 변호사는 지난해 1월 해당 오피스텔을 구입하면서 매매 대금으로 1원 단위까지 거래했다.
홍 변호사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관리업체 A사의 대표인 B씨로부터 투룸 오피스텔 5채를 구입하면서 모두 11억 5026만 462원을 건넸던 것.
홍만표 변호사가 일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용인 동백의 오피스텔 건물 (사진=구민주 기자)
오피스텔은 한 채당 각각 2억 2405만 1882원~2억 3405만 2233원선에서 거래됐다. 통상적으로 부동산을 사고팔 때 억대나 천만원 단위로 끊어 거래하는 관행에 비춰보면 1원 단위 거래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이쪽 분야 일을 하면서 1원 단위로 거래하는 경우는 처음 들어본다"며 "100만원 단위 거래도 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밀린 공과금이나 관리비를 매매 대금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특히 홍 변호사는 B씨가 오피스텔 5채를 구입한 지 4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B씨로부터 해당 오피스텔을 사들이면서 1000여만원의 웃돈을 얹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홍 변호사는 B씨가 이 오피스텔을 담보로 대출 받은 채무 6억원도 승계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윤영대 대표는 "자신의 수입을 축소 신고하거나 법인에 이익을 만들어주기 위해 부동산을 고의로 비싸게 매입한 것이라면, 자금 세탁이나 세금 탈루 등의 의혹이 제기될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홍 변호사는 지난해 집중적으로 부동산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서울 서초동 자택 등을 담보로 수차례에 걸쳐 거액의 은행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홍 변호사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부동산은 오피스텔과 상가빌딩 등 117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변호사의 '몰래 변론'과 탈세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홍 변호사가 보유 중인 부동산에 대해 사실상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재산 증식 과정에 부당하게 얻은 수임료가 유입됐는지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홍 변호사가 최근 36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급하게 처분하려 했다는 정황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다만, 검찰은 재산 거래내역이 모두 기록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혐의 입증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27일 오전 홍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선임계를 내지 않고 형사사건을 수임했다는 의혹과 함께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도 신고하지 않은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