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 후배를 살해하고도 처벌받지 않은 40대 남성이 11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필리핀에서 여행가이드생활을 하며 함께 지내던 지모(故·당시30세) 씨를 살해한 혐의로 전모(41) 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전 씨는 지난 2005년 10월쯤 필리핀 세부 섬에 있는 지 씨의 집에서 돈을 갚으라는 지 씨의 말에 격분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전 씨와 지 씨는 지난 2000년부터 알던 사이로 지 씨는 한국에서 일정한 직업 없이 지내던 전 씨를 필리핀으로 불러 여행가이드를 해볼 것을 권유했다.
이 과정에서 지 씨는 전 씨에게 필리핀으로 오는 경비와 생활비, 그리고 주거지까지 다 제공했으나 전 씨가 이를 갚지 않자 다툼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씨는 범행 직후 필리핀경찰에 붙잡혔으나 증인 등이 출석하지 않아 증거불충분으로 5년 만인 지난 2010년 풀려났다.
풀려난 뒤로 전 씨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현지여성과 결혼을 하며 필리핀서 생활했지만 결국 생활고를 못 이기고 올 3월 한국으로 귀국했다.
전 씨의 귀국 소식을 들은 경찰은 인터폴과 함께 당시 범행현장의 증인을 찾아냈고 결국 전 씨를 지난 3월31일 붙잡았다.
경찰은 "전 씨를 상대로 당시 없어진 지 씨의 금품의 행방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