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로비 의혹에 연루된 홍만표 변호사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홍만표 변호사가 검찰에 출석해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있다. 탈세 혐의는 일부 시인했지만 로비 의혹 등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27일 조세포탈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검사장 출신 홍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홍 변호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변론을 맡으면서 수억 원의 수임료를 받고도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홍 변호사는 검찰청사에 출석하면서 전관 로비 의혹은 부인했지만, 탈세 혐의는 "불찰이 있었다"며 일부 시인하는 듯한 입장을 내비쳤다.
홍 변호사는 특수1부 고형곤 부부장 주재로 진행 중인 조사에서도 탈세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홍 변호사가) 탈세 혐의를 검찰 수사로 파악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취지로 답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홍 변호사 조사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구속수감된 정운호 대표나 브로커 이민희씨와 대질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미 홍 변호사에게 정 대표 사건 외 다른 사건을 소개하고 의뢰인으로부터 10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브로커 이민희씨를 지난 23일 구속했다.
아울러 검찰은 수사관 출신인 홍 변호사의 사무장이 현직 수사관들과 접촉하며 사건을 수임하고 대가를 지불한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또 홍 변호사를 상대로 사실상 소유한 부동산업체를 통해 불법 수익을 세탁하거나 은닉한 정황도 캐묻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의 재산 내역 자체 보다는 '로비 의혹의 연장선상에 있는 부당수임, 그로 인한 자금흐름'이 수사의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홍 변호사 명의로 된 재산 내역을 집중 살펴보면서 정당하지 않은 수법으로 사건을 수임하고 재산 증식을 하는 데 활용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홍 변호사의 조사를 진행한 뒤,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