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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운명의 한 주'…30일 용선료 협상 '데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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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 '운명의 한 주'…30일 용선료 협상 '데드라인'

    (사진=자료사진)

     

    현대상선의 운명이 이번 주 결정된다.

    현대상선이 독자생존의 기회를 잡기위해서는 채권단이 제시한 용선료 인하와 채무 재조정,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 등 3가지 전제조건을 반드시 달성해야한다.

    전제조건 달성의 순서는 없지만 3가지 조건 모두 서로 물리고 물려 있는 상황으로, 이번 주 충족 여부가 사실상 결정난다.

    우선, 3가지 전제조건 가운데 가장 기본이면서도 난제인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의 '데드라인'이 도래했다.

    현대상선측은 "30일이라는 '데드라인'이 구속력을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후에도 협상은 계속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안팎의 시각은 다르다.

    일단, 31일과 1일 이틀에 걸쳐 사채권자 집회가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용선료 인하 협상이 30일까지 타결되지 않는다면 사채권자들로부터 채무 재연장에 대한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다. 또, 당국과 채권단 역시 용선료 협상 결과만 기다리며 마냥 시간을지체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다행인 것은 용선료 협상이 큰 진전을 보이면서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협상의 최대 난제였던 영국 선박업체 조디악이 최근 용선료 인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반전돼 현재 인하분에 대한 보상 방법 등 마지막 세부 조건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조디악을 비롯한 해외 5개 선주들에게 전체 용선료 비중의 70% 이상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선주들의 허락만 득하면 협상은 타결된다.

    조디악을 비롯한 선주들은 협상이 깨져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그동안 밀렸던 용선료와 앞으로 계약기간 동안의 용선료를 고스란히 날릴 가능성이 큰 데다 물동량이 크게 줄어든 현재 해운업계 상황에서 배를 놀릴 가능성이 크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측은 협상 과정 내내 이 점을 강조해 왔다.

    만약 협상이 타결되면 현대상선은 채권단에 협상 결과를 보고하고 채권단은 이를 평가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용선료 인하 폭은 애초 현대상선이 목표로 한 28%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용선료 협상이라는게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있어 과거에 전례가 거의 없듯이 끝까지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배를 빌려준 선주가 그 배를 지으면서 은행에 자금을 빌렸을 것이고 사채도 끌어썼을 것이기 때문에 용선료를 인하해 준다는게 자기 혼자만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다"라며 "온전히 자기 배 같으면 모르지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상선에 대해 용선료를 인하해 줄 경우 다른 곳들도 형평성을 제기하며 인하를 잇따라 제기할 가능성도 높은게 사실이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이라는 큰 '파고'를 간신히 넘기더라도 이후 일정이 '순항'만을 예고하고 있지는 않다.

    현대상선은 당장 31일과 다음 달 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공모 회사채 채무 재조정에 성공해야 한다. 관련된 회사채 규모는 무려 8천43억원이다.

    회사채 대부분을 신협과 지역농협 등 기관이 보유하고 있지만,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개인 비중이 높아 현대상선은 사채권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 작업을 벌여왔다.

    사채권자집회의 동의 요건은 회사채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갖은 사채권자가 집회에 참석하고, 참석자의 3분의 2가 동의해야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외에서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국내에서는 전 직원이 나서 사채권자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상선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을 전제 조건으로 6천84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의결했다. 채권단 출자전환이 집행되면 현대상선 부채비율은 400% 이하로 떨어진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 협상에 이어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채무 재조정을 무사히 이루어내면 나머지 필요 전제조건은 해운동맹 재가입이다.

    지난 13일 한진해운은 제3의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반면, 현대상선은 보류됐다.

    현대상선은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집회 다음 달인 2일 기존 G6 해운동맹 소속 해운사들과 접촉해 제3의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타진할 예정이다.

    이 자리는 실무진들이 모이는 자리이긴 하지만, 제3 동맹에 포함된 하팍로이드, NYK, MOL 등이 참여하는 만큼 따로 해운동맹 합류에 대한 분위기 타진과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현대상선이 이번 주 용선료 협상과 채무 재조정, 해운동맹 가입 등 채권단이 제시한 자율협약 진행의 전제조건을 해결한다면 법정관리행을 피하고 독자생존의 기회를 갖을 수 있어 이번 한 주가 그야말로 '운명의 주'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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