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항공 제공)
한미일 3국 항공당국이 30일 일본 하네다(羽田) 공항 활주로에서 이륙직전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의 엔진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조사에 착수했다.
교토통신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 운수안전위 등 3국의 조사관은 이날 화재가 난 항공기의 왼쪽 엔진의 파손 원인에 대한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일본 운수안전위는 한국과 미국의 조사관은 물론 사고 항공기 제조사인 미국 보잉, 그리고 엔진 제작사의 기술진과도 협력해 원인을 규명해 나갈 계획이다.
사고조사를 위해 한국에서는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감독관과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 조사관, 엔진전문가 등 총 5명이 일본에 파견됐다.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 관계자는 "지금은 엔진에 대한 현장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확한 화재원인 규명을 위해 엔진을 기체(機体)에서 떼어내 정밀조사를 벌이게 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운수안전위는 그동안의 조사를 통해 사고기인 B777-300기의 엔진 내부 뒤쪽의 회전날개가 다수 파손되고, 파손된 부품이 엔진커버를 뚫고 나가 활주로에 흩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엔진의 가장 앞부분에 있는 팬 블레이드(프로펠러의 일종)나 압축기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고, 조류의 날개나 깃털, 혈흔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화재는 조류가 엔진에 빨려들어가는 '버드 스트라이크'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엔진 터빈에서 이상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운수안전위는 화재 당시 사고기 비상구의 비상 슬라이드 가운데 일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승객 불만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항공사 측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