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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일베보다 무서운놈들"…홍대 일베 조각상 파손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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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권 "일베보다 무서운놈들"…홍대 일베 조각상 파손 비난

    홍대 조소과 "일베 논란에 근본적인 물음표 던지는 작품 훼손 안타까워"

    (사진=진중권 교수 트위터 캡처)

     

    홍익대 정문에 설치된 '일베' 손모양의 조형물이 파손된데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일베보다 더 무서운게 이런 짓 하는 놈들입니다"라고 격한 어조로 비난했다.

    진 교수는 1일 트위터를 통해 "작가의 의도와 상관 없이 작품에 '일베 옹호'라는 딱지를 붙이는 해석적 폭력에 물리력을 동원한 실력 행사까지"라면서 "어떤 대의를 위해서 남의 표현의 자유를 폭력적으로 짓밟아도 된다고 믿는 자들이야말로 민주주의 적들입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모든 주의, 주장, 이념의 주창자들이 각자 자기들의 관점에서 작품에 대해 저런 해석적 폭력을 가하며 물리력을 동원해 작품을 파괴한다면? 볼만할 겁니다. 옛날에 민중미술이 저런 취급을 당했었지요."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 정도의 표현도 허용이 안 된다면, 예술가들은 사회에 대해 입 닫고 그냥 이쪽저쪽 다 만족시키는 기름장어 같은 작품이나 만들어야겠지요"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저 작품이 마음에 안 들 때 할 수 있는 최대의 것은 그냥 '몰취향하다'고 말하며 지나치는 것뿐"이라면서 "미적 평가로 끝낼 일을 도덕적 단죄에 사법적 처벌까지 들어가야 성이 차니"라고 비판했다.

    또 "저 작품을 만드는 작가보다, 저 작품에 계란 던지고 파괴한 사람들, 그리고 그 파괴를 정당화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이 사회의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세력이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런가운데 1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조형물을 파손한 혐의로 자신을 '랩퍼성큰'이라고 밝힌 김모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논란을 일으킨 '일베'를 상징하는 손모양의 조형물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문제의 조형물은 홍대 조소과 4학년 홍모씨가 학과 '환경조각연구 야외조각전'에 출품하기위해 제작한 졸업작품이다.

    홍익대 조소과 이수홍 학과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조형물은 우리 사회의 극단적 대립이나 폭력성 등 일베 논란에 근본적인 물음표를 던지는 작품이라며 작품 훼손은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조형물의 작가 홍모씨도 이날 이메일로 입장을 밝혔는데 "제가 일베를 옹호하느냐 비판하느냐를 단정짓는 이분법적인 의도는 담고 있지않다"며 "실체가 없는 일베를 실체로 보여줌으로써 논란과 논쟁을 벌이는 것이 작품의 의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품에 대한 마녀사냥식 비난과 작품을 훼손하는 행위가 일베가 하는 것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지점이라며 이런 모습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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