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김모(19) 씨를 추모하는 국화꽃과 메시지가 붙어 있다. 박종민기자
19살, 하청업체, 컵라면...
지난달 28일 구의역에서 발생한 19세 지하철 하청업체 노동자의 죽음을 두고 추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미안하기만 한 현실과 남의 일 같지 않는 상황에 너나할 것 없이 구의역을 찾고 있습니다.
사실 비정규직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고민은 아닙니다.
독일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오히려 비정규직 비율은 우리나라보다 높습니다.
그렇다면 독일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보다 못한 삶을 영위하고 있을까요? 실상은 그 반대인 것 같습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출처 : <독일과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시장="" 비교="">(한종수·정미경, 2016)독일과>
지난 3월 한독사회과학논총에 발표된 <독일과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시장="" 비교="">(한종수·정미경, 2016) 논문에 따르면 독일은 한국보다 임금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독일의 경우 임금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이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면서 2014년 기준 39%까지 늘어났습니다.
한국은 임금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이 증감을 반복해오다 2014년 32.4%로 감소추세로 돌아섰습니다.
출처 : <독일과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시장="" 비교="">(한종수·정미경, 2016)독일과>
하지만 논문은 OECD 자료를 기준으로 '상대적 빈곤율은 한국이 독일보다 높다'고 지적했는데요.
그 이유는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임금 비율이 낮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시말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컸다는 말입니다.
출처 : <독일과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시장="" 비교="">(한종수·정미경, 2016)독일과>
출처 : <독일과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시장="" 비교="">(한종수·정미경, 2016)독일과>
특히 시간제근로자의 경우 그 차이가 컸습니다.
독일은 2013년 기준으로 전체임금근로자 대비 시간제근로자 세전임금을 적게는 54.1%에서 많게는 76.2%까지 받고 있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같은 시기 정규직 근로자 대비 시간제 근로자 임금이 25.7%에 불과했습니다.
출처 : <독일과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시장="" 비교="">(한종수·정미경, 2016)독일과>
출처 : <독일과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시장="" 비교="">(한종수·정미경, 2016)독일과>
논문에서는 독일보다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이 높은 또다른 이유로 열악한 근로자 복지 수준도 지적했습니다.
2014년을 기준으로 비정규직 사회보험 가입률 추정치는 독일의 경우 58.3%, 한국은 40% 초반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논문은 한국 노동시장의 소득불평과 상대적 빈곤을 개선하기 위해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수준을 큰 폭으로 인상하고 사회보험 혜택을 지속적으로 증가해야 함을 강조했는데요.
2일 서울 건국대학교 장례식장에 지난달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모 씨의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다. 박종민기자
물론 해당 논문은 단순 통계적 수치에 의해 비교된 점과 경제·사회·문화적 차이가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은 점 등 연구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정규직 근로자에게도 동일임금, 동일노동 원칙을 지키려는 독일의 모습이 부러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논문 출처 : 한종수·정미경(2016). 독일과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시장 비교. <한독사회과학논총>, 26권 1호, 6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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