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교통환경연구소장이 작년 10월 인천 서구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서 폭스바겐 디젤 자동차 실도로 배출가스 측정에 사용될 장비와 측정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폭스바겐의 결함시정(리콜) 계획서가 3번째 반려됐다. 환경부는 폭스바겐 측이 제출한 리콜서류에 환경부가 핵심사항으로 요구한 임의설정 시인이 없기 때문에 리콜서류를 반려한다고 7일 밝혔다.
폭스바겐이 환경부의 보완요구에 따라 지난 2일 보완 제출한 리콜 계획서에는 임의설정을 시인하는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고, 폭스바겐 본사가 독일정부에 제출한 리콜계획서 일부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또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티구안 차량 2만4천대에 대한 개선 소프트웨어만 제출했고, 나머지는 올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번에 제출한 티구안 차량의 개선 소프트웨어는 폭스바겐 본사가 독일 인증기관에 리콜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로, 현재 독일 정부에서 리콜 승인 여부가 검토 중이어서 이 또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 3월 23일 공문으로 폭스바겐 측이 임의설정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리콜계획서를 불승인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며, 이에따라 "임의설정을 인정할 경우에 한해 개선 소프트웨어 타당성 여부 등 추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환경부는 이날 닛산 캐시카이의 임의설정과 관련해 대기환경법 위반 혐의로 한국 닛산과 기쿠치 타케히코 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발했다고 밝혔다.
닛산 캐시카이 시험 모습. (사진=장규석 기자)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 26일 닛산 측의 의견을 듣는 청문절차를 거쳤으며, 당시 닛산 측은 흡기온도 35도씨 이상에서 배출가스장치를 중단시킨 것은 과열로 인한 엔진보호 목적이었을 뿐 임의설정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캐시카이 차량이 실내인증 시험시간인 20분 동안은 배출가스 장치를 정상 작동시키지만, 30분 이후에는 일반적인 운전 조건에서도 배출가스 장치를 껐기 때문에 임의설정에 해당한다고 최종 판정했다.
오히려 저온의 엔진배기온도에서는 배출가스 장치를 중단시키고 고온의 배기온도에서 장치를 가동하는 모습도 보여, 고온의 배기가스 때문에 장치를 중단시켰다는 주장도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검찰 조사에서 임의설정이 확인될 경우, 한국 닛산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