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노컷뉴스DB)
류현진은 8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2년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른다. 상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물 타선'의 이미지가 강한 팀이다. 투수 친화적인 펫코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샌디에이고는 방망이보다는 마운드에 더 의존하는 야구를 해온 팀이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의 선발등판 경기를 꾸준히 챙겨본 야구 팬이라면 샌디에이고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확고해졌을 것이다.
류현진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통산 4승무패, 평균자책점 0.84, 피안타율 0.191를 기록했다. 그가 샌디에이고에 허용한 OPS는 0.462에 불과했다. 쉽게 설명하면 류현진은 샌디에이고를 만날 때마다 웃었다.
올해 샌디에이고의 공격력이 화끈해보이지는 않는다. 경기당 4.3점을 뽑아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17위에 올라있고 팀 타율은 0.244로 리그 24위다.
팀 타율 최하위(0.243), 평균 득점 23위(4.0점)에 그쳤던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더 나아졌다.
샌디에이고 타선의 반등 이유 중 하나는 강력한 우타 군단이 올시즌 좌완투수만 만나면 돌변했기 때문이다.
맷 켐프, 윌 마이어스 등이 이끄는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올해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76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6위의 기록이다.
오른손 투수들을 상대로 기록한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667로 리그 29위에 불과하나 왼손 투수를 만나면 팀 OPS가 0.793으로 치솟았다. 리그 전체 6위의 기록이다.
류현진이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강했던 것은 사실이나 방심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류현진이 경계해야 할 타자 중 한명은 다저스 시절 옛 동료 맷 켐프다.
원래 선구안이 좋지 않았던 맷 켐프는 올해 완전히 '상남자' 스타일로 진화했다. 전체 타석에서의 볼넷 비율이 3.1%로 데뷔 후 가장 낮다(통산 7.5%). 삼진 대비 볼넷(BB/K) 기록은 0.14로 메이저리그 규정타석을 채운 전체 타자 중 뒤에서 3등이다.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린다. 시즌 기록은 타율 0.257, OPS 0.737, 16홈런, 56타점. 그런데 좌완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329, OPS 1.021, 8홈런 19타점을 올렸다.
2013년 탬파베이 시절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던 윌 마이어스와의 승부가 아마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팀내에서 가장 재능이 뛰어난 타자를 2번 타순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마이어스가 샌디에이고의 2번타자다.
마이어스는 올해 타율 0.290, 19홈런, 5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신인왕을 받았던 2013년 이후 실망스러운 행보를 이어갔지만 올해 들어 꾸준히 활약을 하고 있다.
최근 활약은 더욱 놀랍다. 마이어스는 6월 내셔널리그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7월에도 방망이가 식지 않고 있다. 5월말부터 최근 33경기동안 타율 0.339, OPS 1.162, 12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마이어스는 좌우를 크게 가리지 않지만 그래도 오른손 투수(타율 0.283)보다 왼손 투수(0.310)에 더 강하다. 또 왼손 투수가 던지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굉장히 잘 치는 편이다. 류현진이 그를 경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이 외에도 파워와 주루를 겸비한 외야수 멜빈 업튼, 7월 들어 4할대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내야수 얀헤르비스 솔라테 등을 주목해야 한다. 컨택트 능력이 좋고 좌완투수에 더 강한 좌타자 존 제이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는 것은 류현진에게는 호재다.
샌디에이고 타선은 전반적으로 응집력은 떨어지나 한방은 있는 편이다. 상위타선은 강하지만 하위타선으로 내려가면 무게감이 확 떨어진다.
샌디에이고 선발은 좌완 드류 포머란츠다. 올해 7승7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하고 있는 샌디에이고의 에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