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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지진이 도심에서 났다면?…학교 건물 가장 '심각'

사건/사고

    울산 지진이 도심에서 났다면?…학교 건물 가장 '심각'

    리히터 규모 5.5 이상 지진이면 모든 학교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어

    - 내진설계 학교는 30%에 불과… 5.5면 내진설계된 곳도 무너질 것
    - 고리원전 지역, 진도 6.5 이상 지진 나지 않는다 말할 수 없어
    - 제대로 된 단층조사 없이 원전 계속해서 들어서고 있는 상황
    - 6.5 이상의 지진은 400년 주기. 가장 최근은 17세기, 딱 4백년 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7월 7일 (목)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손문 교수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 정관용> 울산에서 꽤 큰 지진이 있었습니다. 신고리 원전 5호기, 6호기까지 완공되면 만약에 그 원전 밀집지역에 한 개라도 문제가 생기면 대피해야 할 반경 50km 내의 주민의 수가 무려 500만 명이다, 이런 얘기가 벌써 튀어나오네요. 자, 이 걱정 해야 되는지 안 해도 되는지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손문 교수의 의견 들어봅니다. 손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손문>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이번 울산 지진이 5.0입니까?

    ◆ 손문> 네, 규모로 5.0입니다.

    ◇ 정관용> 그 위치가 정확히 어디죠?

    ◆ 손문> 울산 방어진 쪽에서 동쪽으로 약 52km 정도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고리원전이 있는 지역하고 얼마나 떨어져 있나요?

    ◆ 손문> 고리원전하고는 약 60km 정도 떨어져 있을 겁니다.

    ◇ 정관용> 60km. 이번 지진의 원인이 어디냐. 어느 단층이냐. 이걸 갖고 지금 보도가 다 엇갈리던데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 손문> 이번 지진은 해저에서 발생했잖아요. 사실은 해저의 정확한 활성단층에 대한 정보들이 별로 없습니다. 사실 해저는 조사하기가 상당히 어렵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해상에 탄성파탐사라는 탐사자료들이 있어요.

    그런 것을 보면 쓰시마, 대마도죠, 대마도 서편으로 해서 북동쪽으로, 북쪽으로 쭉 올라가서 동해 쪽으로 가는 해저단층이 하나 있습니다. 그 단층이 ‘쓰시마-고토 단층’이라고 하거든요. 이 단층이 지질학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단층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지금 지진이 발생한 진앙지를 보면 대략적으로 보면 그 단층이 지나가는 쪽으로 놓여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할 때는 쓰시마-고토 단층의 북쪽의 연장선에서 그 단층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는가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해저의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나 연구는 잘 안 되어 있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 손문> 네.

    ◇ 정관용> 우리랑 일본은 마찬가지예요? 일본은 잘 되어 있는데 우리만 못 한 거예요?

    ◆ 손문> 아, 일단 해상에서 활성단층을 조사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시간과 돈이 많이 듭니다. 노력도 많이 들고요. 특수한 장비들도 필요하고. 그래서 어느 나라든 육상에 비해서 해상에서는 정확한 지질 구도를 파악하기가 상당히 좀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육상도 사실 잘 안 돼 있어요. 활성단층지도 같은 것이 없거든요. 그런데 해상은 더 심각하겠죠, 당연히. 그런데 일본 같은 경우는 육상은 상당히 잘 돼 있고 또 오랫동안 일본 같은 경우는 지진이 많이 일어나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손문> 그런 부분에서 해상도 상대적으로 상당히 잘 돼 있는 편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 쓰시마-고토 단층이라고 하는 건 그나마 연구가 돼 있는 거로군요.

    ◆ 손문> 네, 쓰시마-고토 단층 같은 경우는 여러 가지 탐사기법들이 있거든요. 이런 기법들을 통해서 잘 나타나는 것으로 그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 정관용> 최근 6년 동안 울산의 지진 발생 빈도가 그 이전 10년간 발생보다도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거 맞습니까?

    ◆ 손문> 그런데요, 이게 우리가 유감지진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유감지진이라는 건 사람들이 느낀다는 말이죠. 리히터 규모로 보면 3.0 이상이 되는데 그보다 작은 지진들이 많아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들이 통계를 내보면 유감지진은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3.0 이상 되는 건 거의 변화가 없는데 이 작은 지진들이 많이 잡히는 건 지금 지진계를 굉장히 많이 설치했거든요. 우리가 78년도부터 전자식 지진계를 설치를 했는데요. 최근 들어서 이런 지진에 대한 문제라든지 원전 발전소도 생기면서 이곳에 굉장히 지진계를 많이 설치했어요. 그래서 아마도 제 생각은 그런 영향도 또 많을 것 같아요.

    ◇ 정관용> 진짜로 늘어난 게 아니라 감지를 더 잘할 뿐이다. 그건가요?

    ◆ 손문> 네. 과거에는 놓쳤던 작은 지진들, 이런 것들도 지금은 다 캐치를 해내니까. 개수로 보면 굉장히 늘은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5.0짜리 이런 지진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나옵니까?

    ◆ 손문> 지금 통계적으로 보면 지금 지진이 그렇게 특별한 지진은 사실 아닙니다. 지진 자체는 우리나라도 한 10년 정도 주기로 5.0 이상의 지진들이 발생하거든요. 계속 발생해왔고요. 그래서 이번 지진이 굉장히 특별하다. 그런 건 아니고. 지금 우리나라는 과거에는 지진 안전지대라고 잘못 소개된 적도 있는데 사실 이런 지진은, 5 정도의 지진은 거의 10년에 한 번.

    ◇ 정관용> 한 번 정도씩. 또 어떤 보도를 보니까 2011년 그 동일본대지진, 그것이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지진이 일어나는 장소가 서서히 이동 중이다, 이런 얘기 있던데 이건 무슨 말입니까?

    ◆ 손문> 그러니까 직접적으로 동일본지진하고 여기가 연결되는 그런 연결고리 증거는 없고요. 그런데 지진파는 북쪽이 없거든요. 지진파가 발생하면.

    ◇ 정관용> 물론이죠.

    ◆ 손문> 이게 한반도까지 딱 진동이 전달된단 말입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나라 주변에 있는 이런 약한 지반들, 단층지역이 하나의 방아쇠 역할을 해서 이 안에 지각 내부에 있는 누적된 응력들이 발산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서 동일본지진이 발생하면서 주로 구마모토 쪽으로 서쪽으로 이동을 했고 또 그다음에 우리 울산 쪽으로 왔다 아닙니까? 그래서 어떤 시각에서 보면 구마모토 이후에 동쪽에서 서쪽으로 지진 진원지가 이동하는 듯하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냥 ‘듯하게’ 느끼는 거예요, 진짜 그런 거예요?

    ◆ 손문> 그러니까 이게 지금 구마모토 지진이 2011년이니까 5년짜리 데이터 아닙니까? 이것 가지고는 우리가 5년을 생각하면 실제로 좀 서쪽으로 편향돼서 오고 있는데 이게 장기적으로 계속 이럴 것이냐. 그건 아직까지는 우리가.

    ◇ 정관용> 단정할 수 없다.

    ◆ 손문> 단정할 수 없습니다.

    ◇ 정관용> 좋습니다. 5.0짜리는 10년 주기로 계속 있어왔다, 아까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그리고 지금 우리 원전은 아마 6.5까지 견디게 내진설계가 돼 있다고 발표가 나오고 있어요.

    ◆ 손문> 네. 과거에 초창기, 보통 6.5 이상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그러면 6.5 이상의 지진이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건 몇 년 주기로 나옵니까?

    ◆ 손문> 그러니까 우리가 계기지진 자료는, 관측한 자료들은 78년부터 시작됐습니다.

    ◇ 정관용> 네, 그건 알고 있습니다.

    ◆ 손문> 한 40년밖에 안 되니까 우리가 역사적으로 보면 대략적으로 지금 지질학계의 공통적인 의견이 6.5 이상의 지진이 한 400년 정도 주기로.

    ◇ 정관용> 400년.

    ◆ 손문> 발생하는 걸로 그렇게.

    ◇ 정관용> 가장 최근에 6.5 이상이 난 게 그러면 몇 년도예요?

    ◆ 손문> 그게 17세기거든요.

    ◇ 정관용> 17세기? 그러면 400년 딱 지났네요, 지금?

    ◆ 손문> 그러니까 이게 통계학적인 기법으로 하기 때문에 400년이라고 해서 꼭 400년마다 일어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때마다 대비하면 되니까.

    ◇ 정관용> 물론 맞는 말씀인데 어쨌든 400년 주기라고 하는 것이 정설이라면 이미 6.5 이상이 날 때가 된 거네요?

    ◆ 손문> 그렇게 볼 수도 있죠. 그렇게 지금 걱정하고 있죠.

    ◇ 정관용> 그 고리원전이 밀집되어 있는 그 지역 밑의 단층은 다 조사가 됐습니까, 어떻습니까?

     


    ◆ 손문> 상대적으로 보면 원전 주변은 상당히 조사가 잘 돼 있는 편입니다. 잘 돼 있는 편인데 그런데 1970년대 중반에 원전이 우리가 계획이 됐는데요. 이때는 사실은 우리나라 지질학자들이 별로 없었어요. 그러니까 외국 학자들한테 의존하거나 외국의 원전회사에 의존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부실한 게 많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말하면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계속 그 첫 단추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닙니까? 그런 상황이 좀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개발논리도 있고 했겠지만 또 우리 전문가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 정관용> 알겠어요. 그러니까 제대로 된 단층조사 없이 그 땅 위에 지금 원전이 이미 들어서 있다. 이거 아니겠습니까?

    ◆ 손문> 네.

    ◇ 정관용> 그리고 그 부근에 또 계속 짓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손문> 그런 셈이죠.

    ◇ 정관용> 그리고 6.5 이상은 이미 날 때가 됐다는 말씀이고요.

    ◆ 손문> 가능성이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렇다면 이거 계속 짓는 게 맞아요, 안 맞아요?

    ◆ 손문> (웃음) 그런데 일단은 지금 원전을 짓는 한수원 측에서는 사실은 많이 진일보한 것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0.2g라는 가속도, 그 값을 가지고 내진설계를 했는데 신고리 3호부터는 0.3g거든요.

    ◇ 정관용> 그건 무슨 말이에요?

    ◆ 손문> 그러니까 ‘g값’이란 중력가속도 값이거든요. 그러니까 지진에 의해서 땅이 흔들리는데 이게 0.2g면 중력가속도의 한 20% 정도를 견딜 수 있게끔, 흔들리는 걸 견딜 수 있게 내진설계를 한다는 것이고 0.3g는 30%까지 아닙니까? 그러니까 더 큰 지진, 예를 들어서 리히터 규모로 하면 0.2g는 한 6.5고 0.3g는 한 7 정도 되거든요.

    최근에 있는 원전들은 그래도 진일보한 거죠. 0.3g로 설계하니까. 그런데 과거에 있던 원전들, 이런 것들이 0.2g거든요. 그리고 또 오래됐잖아요. 노후하다 보면.

    ◇ 정관용> 6.5도 못 견딜 수도 있는 거죠.

    ◆ 손문> 그렇죠. 그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거죠.

    ◇ 정관용> 새로 짓는 건 그나마 7까지는 버티게 설계돼 있다.

    ◆ 손문> 네. 최근에는 많이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있어서.

    ◇ 정관용> 아까 말씀하신 17세기 그때는 7 이상 아니었나요?

    ◆ 손문> 그러니까 학자들마다 그 당시에 우리가 지진계가 없었기 때문에 그때 피해상황을 가지고 역으로 추적을 하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손문> 그러니까 6.5에서부터 일반적으로 보면 한 7까지로 봅니다. 우리 학자들이 볼 때는.

    ◇ 정관용> 교수님께서 그러니까 원전을 한 군데에 계속 짓는 것에 일단 부정적이시죠?

    ◆ 손문> 그렇죠. 부정적이죠. 저도 고리원전 반경 20km 내에 살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입니다.

    ◇ 정관용> 우리가 원전의 내진설계만 자꾸 얘기하고 있습니다만 다른 건물들, 특히 중국이나 이런 데 지진 난 것 보면 학교가 폭삭 폭삭 무너져서 아이들이 많이 죽고 그러지 않습니까?

    ◆ 손문> 네.

    ◇ 정관용> 학교에 내진설계 돼 있나요?

    ◆ 손문> 그러니까 사실 우리가 원전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는데요. 주변을 좀 봐야 되는데 특히 학교 문제가 심각하거든요. 왜냐하면 내진설계를 한 학교도 30%밖에 안 되지만 그런 학교도 보통 리히터 규모 5.5를 못 넘깁니다. 그러니까 5.5 이상 나오면 모든 학교가 무너질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또 70% 가까이는 내진설계가 전혀 안 되어 있어요.

    ◇ 정관용> 아예 안 돼 있고.

    ◆ 손문> 네. 그러니까 5.0만. 이번에 울산 지진이 도심 중앙에서 났다면 일부 학교는 아마 금이 갔을 겁니다.

    ◇ 정관용> 금만 가나요? 무너지나요?

    ◆ 손문> 금 정도는 갔을 겁니다. 5.5 이상 되면 무너지는 것도 있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쓰촨성 지진에서 배워야 할 점이 공공시설, 개인시설은 어쩔 수 없더라도 공공시설은 사실은 국가가 점검을 다 해서 잘못하면 이건 큰 재앙이잖아요.

    ◇ 정관용> 큰일 났군요. 이게 바닷가에서 5.0이 난 게.

    ◆ 손문> 다행이죠.

    ◇ 정관용> 울산 도심 또 부산 도심 밑에서 나지 말라는 법이 절대 없는 거죠?

    ◆ 손문>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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