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들을 한사람 한사람 악수하면서 배웅하는 등 당청관계에 공을 들였다. 한때 '배신의 정치인'이었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얼굴을 맞대고 인사했다.
청와대는 "오찬행사는 오후 1시27분에 끝났고, 이때부터 오후 2시45분까지 1시간18분 동안 박 대통령이 의원 한명 한명과 악수하고 대화 나누면서 환송했다"며 "의원들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했고, 대통령은 다 들어줬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유 전 원내대표나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 인사도 박 대통령과 자연스럽게 악수를 나눴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 의원과 반갑게, 밝은 모습으로 대화를 나눴고 박 대통령은 간간이 웃기도 했다. 유 의원과의 대화는 비교적 길었다"고 설명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시행령 수정요구권'을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과 합의처리한 뒤 박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졌다. 당시 박 대통령은 "배신의 정치를 국민들께서 반드시 심판해달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법안은 결국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거쳐 폐기됐다.
당초 의원들 환송에는 이보다 훨씬 짧은 시간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1시간이 훨씬 넘는 시간을 할애한 점은, 원활한 당청관계를 다져 국정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박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오찬 모두발언에서 "이제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당과 정부가 혼연일치가 돼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의원 환송은 박 대통령이 오찬장 밖 별도공간에 선 채로 한사람씩 접촉하는 형식으로 진행됐고, 이때 김희옥 비대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곁에 함께 서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맨 마지막에 박 대통령 환송을 받은 사람은 조원진 의원이었다.
이에 앞서 오찬 때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참석 의원들은 상의 재킷을 벗고 자유롭게 오찬에 임했고, 테이블 별로 간간이 웃음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 때 정 원내대표와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건배제의를 했고, 김광림 정책위의장 등 4명이 오찬 소감에 대해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