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흐름도. (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전·현직 축구선수들에게 주식투자 명목으로 9억 원을 받아 챙기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까지 운영한 전직 프로축구 선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기 및 도박개장 등 혐의로 홍 모(31)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박 모(31) 씨 등 4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홍 씨는 2014년 6월부터 최근까지 A(33) 씨 등 전·현직 프로축구 선수 등 7명으로부터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투자금으로 9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올해 3월부터 2억여 원을 투자받아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온 혐의도 받고 있다.
홍 씨는 지난 2013년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은퇴한 뒤,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져 모아둔 돈을 모두 탕진하자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홍 씨는 고급 외제차를 여러 대 바꿔 타고, 강남의 고급 룸살롱에서 술을 사는 등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하며 "운동이 전부가 아니다. 몸 망가지면 끝이다. 투자하면 주식투자 등 사업으로 큰 수익을 주겠다"고 지인들을 속여 투자금을 받아냈다.
돈을 돌려달라고 하는 피해자들에게는 "너희는 운동해야 되기 때문에 신고 못하지 않느냐. 돈을 받고 싶으면 다른 투자자를 데리고 와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현재 축구 코치로 생활하고 있는 A 씨는 제2금융권 대출과 지인들로부터 빌린 돈 등 3억5000여만 원을 투자했고, 현직 프로축구 선수 B(30) 씨는 결혼자금 4000만 원에 지인들에게 빌린 돈 등 총 3억5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사기 피해를 봤다.
이들 외에 전·현직 축구선수 5명 등은 적게는 1600만 원에서 많게는 2억 원을 떼인 것으로 파악됐다.
홍 씨는 받아 챙긴 돈 대부분을 불법 스포츠 도박 배팅과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다른 전·현직 선수들이 관련돼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