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등기한 60대에게 억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서귀포시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부동산을 등기한 정 모(67·대구시) 씨를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적발해 과징금 3억 3400만 원을 부과하고 서귀포경찰서에 형사고발했다.
정 씨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서귀포시 동홍동과 법환동 일대 과수원 등 16필지 1만 9249㎡(공시지가 합계 21억 1225만 원)를 사들였다.
부동산 취득 당시 정 씨는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기관 대출이 어렵고, 농지취득 자격이 없자 서귀포시에 사는 양 모(56) 씨의 명의로 이들 부동산을 매입했다.
이 같은 사실은 국세청 세무조사과정에서 확인됐다. 국세청은 정 씨를 적발해 서귀포시에 통보했고, 서귀포시는 정 씨에게 과징금을 부과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정 씨가 양 씨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할 당시 부동산 매입 가격과 양 씨와 맺은 이면 계약서 내용은 파악되지 않았다.
현행 부동산실명법에 따르면 자신의 부동산을 다른 사람의 명의로 등기하거나 부동산을 취득한 후 3년 이내에 소유권이전 등기를 신청하지 않은 등기권리자에게 부동산가액의 30% 범위 내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부동산 실제 소유자(명의신탁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 의뢰를 받아 명의를 빌려준 자(명의수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부동산실명법 위반 사례가 1년에 한, 두 건 적발되지만 이렇게 규모가 큰 사례는 드물다"며 "부동산을 이용한 투기·탈세·탈법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건전한 부동산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부동산실명법을 강력하게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