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연장전 18회 대혈투는 작은 실수 하나 때문에 승부가 결정됐다.
1-1 동점이던 피츠버그의 연장 18회초 공격.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스탈링 마르테가 타석에 섰다. 그런데 다음 타자는 투수 존 니스였다. 피츠버그는 이미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해 니스 대신 내보낼 타자가 없었다.
워싱턴의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한방이 있는 마르테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내거나 볼넷을 준다는 각오로 승부를 펼쳤어야 했다. 그런데 마르테는 워싱턴 투수 올리버 페레즈의 초구를 때려 홈런을 터뜨렸고 경기는 피츠버그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워싱턴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내 탓이오"를 외쳤다.
미국 언론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베이커 감독은 대기 타석에 투수 니스가 서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의볼넷을 뜻하는 사인, 손가락 4개를 펼쳐보였다.
그런데 타이밍이 늦었다. 더 빠르게 판단해 더 빠르게 사인을 냈어야 했다.
베이커 감독은 "나는 상황을 알고 있었다. 투수 코치에게 상황을 얘기했다. 그러나 (고의볼넷을 의미하는) 손가락 4개를 펼쳐보이기 직전에 마르테가 초구를 때려 담장을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게 내 책임이다. 바로 내 옆에 (양팀의 교체 현황이 적혀있는) 스코어카드가 있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마르테가 홈런을 때린 뒤 타석에 들어선 니스는 삼진아웃을 당했다.
결승홈런을 허용한 페레즈도 "내 탓이오"를 외쳤다. "상황을 이해하고 마르테와 어렵게 승부를 했어야 했다. 공이 몰렸고 그건 내 실수였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