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같은 캐릭터, 스토리 부재
-정부 규제탓에 세계 경쟁력 잃어
-셧다운제 폐지? 완전하지 않아
-넥슨 게이트, 개인의 일탈로 봐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병관(더민주 의원, 前 웹젠 의장)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이 스마트폰 게임이 출시된 지 일주일 만에 닌텐도의 시가 총액은 두 배로 뛰었고요. 하루에 800만 명이 이 게임에 접속을 한답니다. 이런 열풍을 보면서 가장 씁쓸할 사람들은 우리나라 게임업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세계 게임 시장을 주도하던 우리인데, 게다가 창조경제를 모토로 내세웠던 우리인데요.
왜 지금은 닌텐도를 보면서 부러워해야 할까? 무엇이 문제일까? 아마 이분도 각별한 시선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고 계실 거예요. 게임업체 웹젠의 창업주로 국회의원이 된 분이죠. 게임 업계 출신 1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의원님, 안녕하세요.
◆ 김병관> 안녕하세요. 김병관입니다.
◇ 김현정> 포켓몬고는 혹시 해 보셨어요?
◆ 김병관> 그냥 깔아는 봤고요. 바빠 가지고 아직 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 김현정> 속초는 아직 못 가셨군요.
◆ 김병관> 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이게 우리 기술로는 지금 못 만드는 겁니까, 안 만드는 겁니까?
◆ 김병관> 사실 포켓몬고가 아주 새로운 방식의 게임은 아니고요. 우리나라에도 과거 AR,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들이 있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고요. 아시다시피 포켓몬 애니메이션이 게임 내에서 세계를 돌아 다니면서 몬스터를 모으고 잡는 애니메이션이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김병관> 이게 AR을 이용해서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내가 직접 주인공이 돼서 이런 몬스터를 모으는 재미들을 선사하다 보니까 그런 가상체험 하는 부분이 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기술로는 우리도 충분한 건데 말하자면 포켓몬고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매력적인 스토리를 못 만든 거라고 보시는 겁니까?
◆ 김병관> 그렇죠. 아까 말씀드렸지만 AR이 신기술은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한 5, 6년 전에 한창 AR 관련된 게임들이 나왔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 김병관> 그런데 게임들이 주목받지는 못했었는데요. 가장 큰 문제는 말씀하신 콘텐츠 부분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우리나라에는 지금 이슈가 되는 포켓몬이나 아니면 미국의 배트맨, 스파이더맨, 어벤저스같이 많은 인기를 끄는 오래된 스토리가 있는 캐릭터들이 없다 보니까 이런 류의 게임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 단순히 포켓몬고 하나만 보고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을 텐데요.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가 게임의 메카, 최강국으로 불렸지 않습니까? 김 의원님, 지금 냉정하게 세계 속에서 우리 게임 산업 위상은 어느 정도예요?
◆ 김병관> 세계 게임시장이 한 100조 정도 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 회사들이 하고 있는게 10조에서 11조 정도를 점하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이고 세계 1등 국가였는데 현재는 냉정하게 보면 중국이 1등이 됐고요. 그 다음에 우리나라가 한 3등, 4등. 일본까지 포함해서 3등, 4등 정도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일본하고 공동 3, 4위 정도 되는. 아니, 이건 왜 그렇습니까? 우리는 여전히 IT 강국이고 게다가 심지어는 창조경제를 모토로 내세워서 여러모로 봤을 때 전보다는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져야 될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요?
◆ 김병관> 그런 부분들이 좀 아쉬운데요. 게임 산업에 있던 분들이 가장 크게 반성해야 될 것 같습니다. 기존의 PC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좀 대응이 좀 늦었던 게 사실이고요.
◇ 김현정> PC방에서 하던 PC용 게임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데 여기서 좀 느려졌군요?
◆ 김병관> 네. 물론 우리 나라에서 과거에 스마트폰 도입을 의도적으로 막았던 그런 부분들이 좀 있었는데요. 산업적으로 국가에서 좀 억제했던 부분들이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 스마트폰 도입이 늦어졌고 모바일게임 도입이 좀 늦어졌던 계기가 되기는 했는데요. 기업들 입장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해서 콘텐츠를 만들어냈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던 부분들은 반성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김병관 웹젠 의장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 김현정> 그래서 그런지 어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어제 게임문화진흥 계획이라는 걸 발표했습니다. '게임마이스터고를 2019년에 설립하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걸 해야 되느니 말아야 되느니 논란이 돼 왔던 게 셧다운제인데 PC방에 일정시간이 되면 게임 못하게 하는 이 셧다운제도도 폐지하겠다' 이런 진흥 계획 정도면 괜찮겠습니까?
◆ 김병관> 지금 현재 우리 문화체육관광부가 과거 우리 MB정부 때보다는 조금 더 게임에 호의적이고 여러 가지 진흥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워낙 우리 게임에 대해서 뿌리깊은 불신을 심어놓고, 워낙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인식을 시켜놨기 때문에 이런 게임 진흥 계획들이 발표된다고 해서 게임 산업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이러지는 않을 것 같고요.
◇ 김현정> 갑자기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
◆ 김병관> 네. 그리고 지금 말씀하신 것 중에 셧다운제를 폐지하겠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우리 법에는 셧다운제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한 가지는 강제적 셧다운제라고 불리는 셧다운제가 하나 있고요. 선택적 셧다운제라고 불리는 게임 선택제라고해서 이런 두 가지의 셧다운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에서 내놓은 거는 강제적인 부모시간 선택제로 바꾸겠다라는 겁니다.
◇ 김현정> 완전한 폐지도 아니다, 이 말씀이세요? 부모가 선택하게 하는 거니까?
◆ 김병관> 부모선택제라는 게 기본적으로 청소년들은 전부 심야시간에 게임을 못하도록 제한을 하고, 그 중에서 부모가 허용하는 경우에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런 내용이거든요. 사실상 셧다운제는 유지하고 일부 열어주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셧다운제가 폐지됐다, 이렇게 말하기는 어려운 거죠.
◇ 김현정> 어설프다라는 말씀이세요. 동시에 지금 정치권 일각에서는 어떤 게 나오고 있냐면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말하자면 이용자가 특정게임의 아이템을 돈을 주고 사게 되죠. 그런데 그때 랜덤으로 뽑히게 되는데 이것을 게임 업체 마음대로 하다 보니까 반복적으로 그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확률을 조작하는 경우도 많더라. 그러니 확률을 공개하라라는 법안을 지금 발의 중인데요, 게임 이용자들은 환영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 김병관> 사실 확률형 아이템이 문제가 된 게 일본에서 좀 문제가 크게 됐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일본에서 좀 반성이 있었고 일본 게임산업 협회 내부에서 자율 규제도 있었고 정부에서 검증된 가이드라인 같은 것도 좀 있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에서 이런 교훈을 받아서 우리 게임산업협회 차원에서 자율규제를 지금 하고 있고요. 또 자율규제 하는 부분들이 아무래도 좀 부족해 보이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 법으로 강제하겠다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자율 규제로 했더니 잘 준수가 안 되더라, 이거예요.
◆ 김병관> 제가 이번에 입법 발의했던 노웅래 의원님께도 자세하게 설명을 드렸었는데. 게임산업이라는 게 다른 산업이랑 좀 다르게 환경이 금방금방 변하거든요.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게임 종류를 만들면 그거를 정하는데도 수 년이 걸리고, 모두 다 문제라고 인식하지만 잘 개정이 안 되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좀 전에 셧다운제도 말씀을 하셨지만 셧다운제가 지금 여성가족부에서 강제적 셧다운제가 있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택적 셧다운제가 있는데, 사실은 두 정부부처에서 서로 이거를 안 없애 주거든요, 게임업계에서 요구하는 건 물론 두 개 다 규제가 없어지면 좋겠지만 이 규제를 하나로라도 일원화 해 달라 이런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확률형 아이템도 그렇고 셧다운제도 그렇고 자꾸 이렇게 규제하는 방식으로 가면 빠르게 변화하는 이 게임 산업계에서 우리가 더 도태될 수 있다, 중국에 밀릴 수 있다, 이런 말씀이에요. 게임업계 출신 국회의원 1호입니다. 더민주의 김병관 의원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회장이 현직 검사장한테 비상장 주식을 헐값에 넘긴 일 때문에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요. 또 이건 아직 의혹 수준이기는 합니다만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부동산 거래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자꾸 불미스러운 일에 거론, 연루가 되고 있어요. 이게 무슨 전통적인 산업하는 대기업도 아니고 첨단산업인 게임업이 어쩌다가 이런 권력형 비리에 자꾸 연루가 되는 건가. 어떻게 보세요, 좀 실망스럽습니다.
◆ 김병관> 글쎄요, 아직 수사 단계고 제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언급하는 게 부적절할 수 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은 그냥 넥슨 창업주와 진경준 검사장의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게임업계가 사실은 지금까지는 정부의 어떻게 보면 과도한 규제고 물론 우리나라 국내 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더 진출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을 해 왔거든요.
물론 국내에서의 어떤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런 문제가 불거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많은 기업들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열심히 뛰어 다니고 있거든요. 넥슨 게이트라고 불리우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떤 게임산업들과 연결시키는 것보다는 그 회사 내지는 그 개인들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게임업계가 이렇게 급격히 성장하는 뒤에 권력이 좀 뒤를 봐주는 식의 이런 유착이 있었던 건 아니냐 이런 분석도 사실 나오거든요.
◆ 김병관> 그런 유착이 있었으면 이런 과도한 규제나 이런 것들은 다 없었겠죠. 저도 좀 많이 아쉬운 부분이기는 한데 우리 게임업계가 정부나 정치권에서 워낙 많은 규제들을 하다 보니까 사실 드러나면 더 규제가 심해지는 이런 상황이 반복됐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고 어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조용히 대응하고 이런 사례가 반복됐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규제가 좀 더 심해지는 경향도 있는 것 같고요.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