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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1280억 대출받아 우병우 처가 땅 매입…'부동산 미스터리'

법조

    넥슨, 1280억 대출받아 우병우 처가 땅 매입…'부동산 미스터리'

    • 2016-07-19 03:00

    땅 구입 후 일본은행에서 거액 대출…이자만 해도 수십억원

    넥슨 비사장 주식 특혜 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준 검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땅을 진경준 검사장 사건에 연루된 넥슨코리아가 매입하면서 땅값의 대부분을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신사옥을 짓기 위해 땅을 구입했다는 애초 설명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넥슨코리아는 약 140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이럴 경우 연 수십 억의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넥슨코리아는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도 7개월 이후에나 잔금을 치러, 자금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말 못할 사정'으로 급하게 매입을 서두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 넥슨 땅 구입후 7개월 지나 잔금치러…무리한 매입 의혹

    CBS노컷뉴스가 18일 등기부 등본을 통해 확인해 보니, 서울 강남 역삼동에 있는 우 수석 처가에서 보유했던 4필지의 땅 3371.8㎡(약 1020평)에 대한 소유권이 넥슨코리아로 넘아간 시기는 지난 2011년 10월 13일이다. 당시 매매가격은 1325억 9600여만원이었다.

    이는 실제 매매계약을 체결 한 같은해 3월 18일보다 7개월정도 늦은 것이다. 소유권 이전은 잔금을 다 치른 이후에 이뤄지기 때문에 상당기간 넥슨코리아는 땅을 구입하고도 매입 대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넥슨코리아는 땅값을 치르기 위해 소유권을 이전한 10월 13일 일본 금융회사(미쓰이스미토모은행)로부터 117억엔 (채권최고액 130억엔의 90%로 추산)을 빌렸다. 이는 당시환율로 치면 1280억원 정도다.

    이는 우 수석의 처가 땅값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이 정도 금액이면 넥슨이 대출 이자를 갚기도 버거울 수밖에 없다.

    연 3%의 이자율을 적용해도 해마다 38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넥슨 입장에선 오랜 기간 보유할수록 천문학적인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신사옥이 '천덕꾸러기'가 아닐수 없다.

    이런 정황은 넥슨이 처음부터 사옥을 사기 위해 땅을 매입했다는 설명에 강한 의문을 붙이기 충분하다.

    넥슨은 강남에도 사옥을 짓겠다고 했지만 이미 2006년 경기 성남 판교에 22806㎡의 부지를 사놓고 공사를 한창 진행 중 이었다는 점도 이런 의문에 힘을 실어준다.

    이미 사옥 부지를 확보한 상태에서 강남 금싸라기 땅에 막대한 대출을 일으켜 또다른 사옥을 짓는다는 게 상식밖이기 때문이다.

    (그래픽=스마트뉴스팀)

     

    ◇ 3년간 구입하려고 공들이고, 1년도 안돼 되팔아

    결국 넥슨은 2012년 7월 강남 땅을 1505억원에 부동산 개발 회사(리얼케이프로젝트)에 매각했다.

    애초 신사옥 부지 중개를 하기도 했던 리얼케이프로젝트 측은 "(넥슨이) 해당 땅을 사려고 2008년부터 우 수석 장인에게 접촉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며 "장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유족들이 매각하려는 사실을 알고 넥슨 측에 거래를 제의해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말 대로라면 땅을 매입하기 위해 3년 가까이 공들였지만 소유권을 이전한지 1년도 채 안돼 되판 셈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자 비용에다 취등록세(67억원)까지 감안하면 넥슨의 손실은 더욱 커진다.

    반면 당시 상속세를 내지 못해 수십억 원의 가산세를 낼 위기에 있던 우 수석 입장에서는 넥슨이 땅을 사줘 상속세를 다 낼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만 보면 넥슨이 우 수석의 골치아픈 일을 해결해준 셈이다.

    넥슨은 이 땅이 우 수석과 연관성이 있는지 알았으면 뇌물 성격이 있는 거래로 의심할수 밖에 없다. 당시 우 수석은 검찰내 핵심 보직인 대검 수사기획관이었다.

    또 넥슨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과 우 수석은 친분이 두텁다는 것은 법조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 때문에 의혹 투성이인 땅 거래에 진 검사장이 중간에서 '다리'를 놓은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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