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세월호참사 생존학생 등 피해자 대부분이 왜곡된 언론보도와 악의적 인터넷 게시글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김은지 전 단원고 마음건강센터장 등이 지난 3월부터 1달간 생존학생과 부모·참사 당시 단원고 교직원 및 3학년 학생·안산지역 주민 등을 직접 만나 조사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참사의 직·간접적 피해자 124명 중 85명(68.5%)은 '언론보도나 인터넷 게시물(블로그 등)을 보고 상처를 입거나 고통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올해 졸업한 생존학생들의 고통이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34명 중 30명(88.2%)은 '단원고', '세월호' 등에 대한 언론보도나 인터넷 게시물을 보고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은 심층 면접에서 "죽은 자식 앞세워 돈을 얼마나 벌려고 하느냐, 뭘 또 얼마나 뜯어 먹으려고 하느냐 같은 말들이 상처가 됐다"거나 "친구 팔아먹고 대학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땐 멘탈이 나갔다"고 말했다.
"이제 언론이나 사람을 대할 때 믿음을 못 갖게 됐고 그러면서 친한 친구여도 뒤에서 다른 얘기 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겼다"거나 "슬픈 일이 일어나도 슬퍼하지 않는 걸 보고 '어떻게 이럴 수 있나'하는 사람도 있었다"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극우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희생자를 '어묵'으로 비유했다는 점도 피해자들에게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특조위 관계자는 "세월호참사와 관련된 인터넷 기사들이 올라오면 유독 악의적인 댓글을 다는 ID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빠졌지만 이 역시 언젠간 꼭 조사돼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