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부산지역 주요 대학이 방학에 돌입했지만, 학생들은 취업을 위한 이른바 8대 스펙(학벌·학점·토익·해외연수·자격증·봉사활동·인턴십·수상경력)을 마련하느라 방학이 실종된 모습이다.
게다가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스펙 쌓기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청년들의 애환이 깊어지고 있다.
부산 A 대학교 3학년인 A양은 최근 UN인턴십을 신청하려다가 결국 포기했다.
대부분 인턴 자리가 무급 사무직이어서 비행기 티켓, 현지 체류비 등을 감당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 밖에 코이카 등 해외 봉사활동을 알아봐도 토익점수나, 인터뷰 등의 문이 취업보다 더 높아져 어려운 데다 추가로 현지에서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준비를 접었다.
A씨는 "UN 관련 인턴십은 스위스까지 가는 왕복 비행기 값, 숙식비, 현지 체류비가 있어야 하는데 몇 달 아르바이트를 해도 비행기 값도 모으지 못한다"면서 "부모의 경제력이 되는 친구들은 방학을 이용해 인턴직을 구할때 유,무급, 나라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고 있고, 그런 모습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또다른 대학교 3학년 B군도 방학이 더 서글프기는 마찬가지다.
다들 어학연수에다 해외 인턴십, 봉사활동을 하느라 분주하지만 학자금 대출 때문에 휴학 없이 학업을 이어가려면 방학 때 2~3개 아르바이트를 해야 겨우 학비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뀐 토익 경향에 따라 학원을 가려 해도 터무니없이 높은 학원비 탓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B군은 "기말고사가 끝나고 좀 쉬고 싶기도 한데, 학자금을 마련하려면 평소에 못했던 새벽 아르바이트, 과외 등 닥치는 대로 다 해야 한다"면서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를 듣고 싶은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또래 친구들과 모여서 공부하는 스터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탈 스펙을 선언하면서 오버(over)스펙보다는 온(on)스펙, 능력 위주의 스펙을 보다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6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10.3%로, 올해 5개월 연속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 치고 있는 등 취업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대학생들은 이력서에 들어갈 한줄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학벌·학점·토익·해외연수·자격증·봉사활동·인턴십·수상경력까지.
이른바 취업에 성공하려면 '8대 스펙'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정설' 처럼 자리 잡은 가운데 방학이 실종된 대학가에도 경제력에 따라 스펙 쌓기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빚어져 학생들의 애환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