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여진(사진=자료사진/노컷뉴스)
양궁선수 기보배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어머니의 행동에 대해 사과한 배우 최여진과 그 어머니를 향한 비판이, 조롱과 혐오 섞인 '마녀사냥'으로 변질되는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여진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올린 자필 편지를 통해 "저희 어머니가 SNS를 통해 게재한 글이 국가대표 양궁선수 기보배 씨와 기선수를 응원하는 모든 분들께 큰 상처를 드렸습니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앞서 지난 7일 최여진의 어머니 정모 씨는 자신의 SNS에 '평소 보신탕을 즐긴다'는 기보배 관련 기사를 건 뒤 "한국을 미개인 나라라고 선전하냐"며 욕설을 포함한 비난을 가했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어머니 정 씨는 사과 글을 올렸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반발은 더욱 커졌고, 급기야 정 씨의 딸인 최여진이 진화에 나서게 된 것이다.
최여진은 "저는 채식주의자가 아닙니다. 육식을 하고 있고, 한편 애견인이기도 합니다. 동물은 사람과 더불어 살며 사람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라며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감정적 온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어머니가 당신의 시각으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려 했던 게 가장 큰 잘못인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해와 관용의 무지에서 비롯된 어머니의 큰 잘못에 용서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라며 "다만 이러한 대화를 좀 더 일찍 나누지 못했던 제게도 책임을 물어 주시길 바라며, 기선수와 기선수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드립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최여진의 사과 뒤에도 논란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부 누리꾼들은 최여진과 그 어머니의 과거사까지 소환하며 인신공격성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논란이 불거질 당시 문화적 다양성 등과 같은 상식에 바탕을 뒀던 주된 비판이, 상대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를 담은 비난과 조롱으로 변질되고 있는 흐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트위터리안 '@t****'는 "또 다시 마녀사냥이 시작된 듯하네. 놀이를 위한 마녀사냥과 이를 부추기는 언론. 또 사람이 죽어야 자성할까?"라고 지적했다.
'@w*****'도 "최여진 인스타에 들어가니 비판이 아니라 온갖 비난과 조롱 섞인 비방용 악플이 넘치네. 분명 엄마는 SNS에 실수를 했지만 최여진 모녀가 입양해서 키우는 착하고 귀여운 강아지들 사진에 '어떻게 (잔인한 표현) 죽여서 먹으면 좋겠다'라는 댓글은 좀…"이라고 꼬집었다.
한편으로는 자필 편지를 통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건넨 최여진의 용기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한 누리꾼은 "배우 최여진 씨,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정말 진심이 우러나는 사과 글을 보니 멋진 분인가 봅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다른 사람을 바라봐야 관용과 배려, 이해심이 생기잖아요. 내가 싫으면 모두 잘못이라고 한다면 사회가 얼마나 삭막하겠습니까. 나의 편이 아니면 모두가 적이라는 식의 박근혜 대통령식이 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