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1일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수평적인 질서가 시대정신"이라고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 초청 청와대 오찬에서 "언론에 많이 나오는 말씀 좀 드리겠다"고 말문을 연 뒤 "사실 컴퓨터가 수직적인 체계라고 한다면 스마트폰은 수평 체계라고 하는데, 요즘 많은 책들을 봐보면 수평적인 질서가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말들이 있어서 우선 우리 새누리당은 이런 당 운영을 함에 있어서 이렇게 수평적인 그러한 질서를 많이 좀 하려고 할 생각이고, 또 최고위원들과 상의를 해가면서 그렇게 할 생각"이라며 "미래지향적인 그런 스마트폰, 스마트 정책적으로 행보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발언은 기존 수직적 당청관계의 문제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란 해석이 있다. 비록 당의 운영과 관련한 발언이지만, 맥락상 보다 확대된 메시지를 담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생각하는 당청관계는 '수평적'이라기보다는 '혼연일체'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는 이날 이어진 발언에서 "당정청이 완전히 하나, 일체가 되고 동지가 돼서 정말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그러한 것들을 제대로 실천해나가서 정말 책임감 있게 저희들도 집권 세력, 여권 세력의 일원으로 저희가 책무를 꼭 할 것을 다짐을 드린다"고 했다.
'수평적 시대정신'만 얘기했을 뿐 '당청관계'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도 "대통령과 정부에 맞서는 것이 마치 정의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여당 소속원으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집무 첫날부터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는 지난 9일 당 대표 당선 직후 "이정현이 당 대표를 하고있는 상황 속에서 당청관계는 지금까지 생각하고 봐왔던 관계와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공언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입장이다.
이 대표는 당시 "만약에 청와대와 정부가 국민의 생각과 많은 괴리, 큰 차이가 있으면 어느 누구보다 대통령과 청와대와 정부에 신속하고 정확하고 또 횟수에 관계없이 전달할 수 있는 사람임을 말씀 드린다"고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