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텔)
세계 최대 반도체 칩 제조업체 인텔(Intel)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반도체 대신 가상현실(VR)과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을 지목했다.
인텔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막된 '2016 인텔 개발자 포럼(Intel Developer Forum)'에서 가상현실(VR),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드론, 커스텀 파운드리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인텔의 비전을 밝혔다.
◇ 가상과 증강의 만남…오픈 하드웨어 프로젝트 '알로이'이날 인텔은 업계 최초로 개발한 올인원 융합현실 기기 프로젝트 '알로이(Alloy)'를 선보였다. 융합현실(Merged Reality)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동시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아직까지 두가지 기술방식을 동시에 구현한 기기는 없었다.
IDF에 전 세계에서 모인 5000여 명의 개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포럼 오프닝 무대에 연주자 2명이 등장했다. 한 드러머가 VR 기기를 쓰고 드럼 스틱을 들었다. 하지만 무대에는 드럼이 없다. 드러머가 허공을 향해 스틱을 두드리자 놀랍게도 장내에 '쿵쾅 쿵쾅' 하는 드럼 연주가 울려퍼졌다.
또다른 연주자도 VR 기기를 착용한 채 특수장갑을 끼고 피아노 없이 허공에서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는 시늉을 했다. 피아노 선율이 퍼지고 두 연주자의 가상현실 합주가 장내를 휘감았다. 참석자들의 환호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가상현실 게임 '로데이터'를 실행시키자 가상의 미래 전장이 펼쳐진다. 실제처럼 총탄이 쏟아지고 전장에서 들려오는 사실같은 입체음향은 현실감을 극도로 끌어올려 게임을 이용하는 이용자로 하여금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AR에서나 가능했던 사용자 현실의 실제 개입이 눈길을 끌었다.
인텔 리얼센스 기술이 탑재된 융합현실 기기 알로이 (사진=인텔)
별도의 조작패드나 장치 없이 사용자의 손이나 현실에 있는 상대의 실제 모습이 게임에 나타나 게임을 조작할 수 있다. 아직 데모 타입이긴 하지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동시에 구현하게 되면서 인텔의 기술 혁신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융합현실 기기 알로이는 컴퓨팅 및 센서를 헤드셋 안에 통합하고 인텔의 3D 심도 감지 기술 '리얼센스(RealSense)'를 적용한 올인원 가상현실 솔루션이다. 개방형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2017년 출시될 예정이다.
◇ 인텔 미래 플랫폼에 '리얼센스' 구현…가상현실·사물인터넷 확장최근 인텔이 공개한 대부분의 하드웨어 플랫폼에는 리얼센스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
특히 인텔 플랫폼에 탑재된 리얼센스 카메라는 MR 기기 뿐 아니라 드론과 사물인터넷, 다양한 컴퓨팅 분야에 적극 활용될 수 있는 인텔의 독자적인 기술, 바로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읽어들이는 기술이 핵심이다.
인텔이 모바일 시장에서 사실상 패배하면서 대안을 찾은 분야가 바로 증강현실과 사물인터넷 분야다. 인텔의 핵심 기술인 '퍼셉추얼 컴퓨팅(perceptual computing)'을 통해 카메라를 활용해 사물을 인지하도록 하는 이 기술의 확장성에 주목했다.
3D 입체와 적외선 센서를 이용한 열감지, 관절움직임의 구분 등이 가능해지면서 이 리얼센스 카메라를 이용한 VR, 드론, 로봇, 사물인터넷, 컴퓨팅 등 하드웨어 전반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됐다.
실제 리얼센스 기술은 윈도10에서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보안 장치 기술로도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