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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그 후] "쏟아지는 후원…남학생들도 동참"

인권/복지

    [생리대 그 후] "쏟아지는 후원…남학생들도 동참"

    "여성 문제서 인권 문제로"

     

    -휴지로 대용 사례 흔해
    -생리대 문제 공론화…고무적
    -복지부 승인돼 지원할 수 있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은숙(한국한부모가정사랑회 회장)

    뉴스의 그 이후를 쫓아가보는 시간 AS 뉴스입니다. 지난 5월 저희가 저소득층 소녀들의 생리대 문제를 전해드렸던 거 기억하십니까? 형편이 안 좋은 소녀들의 경우에는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서 휴지를 뭉쳐서 대용하거나 심지어 신발 깔창을 이용했다 이런 저희 인터뷰가 나가면서 큰 반향이 일었고요. 이후에 생리대 기부운동이 일어나고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무상 지원에 나설 것이다 이런 보도들도 전해졌었는데요.

    그 후로 3개월이 지난 지금 정말로 이 생리대 문제 잘 해결이 되고 있는 걸까요? 오늘 AS뉴스에서 중간점검 하고 가야겠습니다. 저소득 한부모 가정 청소년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해 온 단체입니다. 한국 한부모가정사랑회 황은숙 회장 만나보죠. 황 회장님, 안녕하세요?

    ◆ 황은숙>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 단체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생리대를 지원해 오신 거예요?

    ◆ 황은숙> 저희가 10년 전부터 저소득청소년들의 생리대 문제의 심각성을 이야기를 해 왔고요. 최근에는 직접 개인과 기업의 후원으로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10년 전부터 사업을 해 오셨으면 많은 사례들을 접하셨을 텐데, 정말로 신발 깔창을 대용으로 할 정도로 그런 심각한 경우들도 목격하신 겁니까?

    ◆ 황은숙>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서 그 휴지를 말아서 사용하는 경우들은 저희가 흔하게 볼 수 있고요. 그런 어려움 때문에 학교를 못 가거나 또는 (생리대를) 오래 착용함으로 인해서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치료를 받거나, 또는 냄새가 나서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하는 그런 사례는 많이 접할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생리대를 준비 못해서 아예 학교를 못 가는 아이들도 있다면서요. 그냥 집에 누워서 가만히 지내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 황은숙> 네. (생리대 때문에 학교를 못 가고) 집에서 누워 있거나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몰라서 고민하는 아이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10년 동안 이 단체에서 나름 열심히 지원을 해 오셨지만 이 정도로는 많이 역부족이었나요?

    ◆ 황은숙> 과거에 저희가 처음에 생리대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는 실은 이제 직접적인 이런 이야기 하기도 쉬운 환경은 아니었고요. 또 최근처럼 지자체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하려고 하는 이런 움직임은 전혀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이 보도가 나간 5월 이후에 분명히 변화가 있기는 있다는 얘기네요, 사회 분위기에?

    ◆ 황은숙> 그렇죠.

    ◇ 김현정> 어느 정도나 변화가 있습니까?

    ◆ 황은숙> 일단 사회적으로 우리가 생리대라고 하는 이런 민감한 주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던 게 가장 큰 것 같고요.

    ◇ 김현정> 예전에는 쉬쉬하고, 뭔가 부끄럽고 꺼내기 좀 그런 이슈였는데 이제는 터놓고 공론의 장에서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말씀?

    ◆ 황은숙> 네. 그리고 더 놀라웠던 건 생리대는 여성의 영역이었잖아요. 그런데 남성들이, 남성들이 관심을 갖고 이렇게 여성들이 생리대가 없어서 이렇게 고통 받고 있다는 걸 몰랐다라는 얘기를 하면서 생리대 지원사업에 참여한 경우들을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인권의 영역이 된 거에요, 이제 인권 문제의 영역이.

    ◆ 황은숙> 그렇습니다. (의식주 뿐 아니라) 개인의 기본적인 위생의 문제, 건강의 문제도 중요하게 보는 그런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한부모가정사랑회 측으로 '제가 좀 돕고 싶습니다, 어떻게 후원하나요' 이런 전화가 남성들한테도 실제로 많이 와요?

    ◆ 황은숙> 예. 남성들의 후원도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고요. 특히 청소년들 중에서도 남성 청소년들이 생리대를 구입해서 보내주는 그런 사례들도 아주 많습니다.

    ◇ 김현정> 정말 고무적인 변화네요, 획기적인 변화. 그래서 지금 그 단체에서는 어느 정도나 지원 양이 늘었습니까?

    ◆ 황은숙> 현재 700명에게 1년치 생리대를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 김현정> 예전에는 어땠어요? 지난해하고 한번 비교해 본다면요?

    ◆ 황은숙> 그전에는 저희가 직접 물량을 지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 후원이 없었기 때문에. 관심도 없고요.

    ◇ 김현정> 모금 자체가 안 되니까. 그런데 이제는 현재까지만 해도 700명에게 1년치를 제공하는 게 가능해졌어요?

    ◆ 황은숙> 네,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원받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소녀들이 얼마나 기뻐했을까요?

    ◆ 황은숙> 아이들도 너무 기뻐하고 특히 이제 엄마들이 그 생리대를 구입해 줘야 되는 입장이잖아요. (어떤 집은) 딸이 세 명이고 엄마까지 여자가 4명인 가정이 있었어요. 그 어머니가 한 번 생리대를 사면 한 달에 10만 원이 넘게 비용이 발생할 때가 있어서, 그 생리대를 살 수 없어서 정말 아까 얘기했던 휴지로 대용해야 되는, 딸들에게 그렇게 제공해야 되는 그런 시기도 있었다면서 너무 감사하게 말씀하시는 걸 볼 수 있었거든요.

    (사진=강민혜 기자/자료사진)

     

    ◇ 김현정> 그래요. 민간단체는 이렇게 후원하겠다 신청이 오고 있고, 지원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발빠르게. 그런데 결국은 이게 민간단체 차원에서 머무르면 안정성이 좀 떨어지는 거고요. 시스템으로 안정화되려면 결국 국가 정책으로 정부 정책으로 좀 자리를 잡아야 될 텐데, 정부에서 또 지자체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 황은숙> 저희가 이제 생리대지원 사업을 시작하면서 서울시, 성남시 등 지자체의 관심이 많이 높았고요. 생리대를 지원하겠다,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느냐 이런 문의도 실은 많으셨거든요. 그래서 이제 이런 움직임이 이제 정착화되면 정부의 정책 안에서 생리대를 지원해 줄 수 있겠구나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서 보건복지부의 허락이 있어야 승인이 있어야 생리대를 지원할 수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청년수당. 청년바우처 이런 것과 비슷하군요. 지자체에서 '이렇게 복지 혜택 해 주고 싶습니다' 해도 복지부, 중앙정부가 승인을 해 줘야 되는 거군요?

    ◆ 황은숙> 네. 그렇다 보니까 그 승인이 안 나서, 예산이 확보돼 있어도 생리대 지원을 하지 못한다는 그런 이야기를 접하면서 어떻게 보면 현실을 좀 외면한 이런 정책이 안타깝고요. 빨리 보건복지부에서 승인을 내 줘서 정말 생리대가 없어서 학교 못 가는 아이들이 없는 그런 우리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아니, 잠깐만요. 그러니까 지자체 한 몇 군데 정도가 이렇게 예산 확보해 놓고 복지부에 승인 요청했습니까?

    ◆ 황은숙> 9개 지자체에서요.

    ◇ 김현정> 서울, 성남, 전주 등등 해서 9개 지자체가 예산 확보해서 복지부에 승인 요청을 했는데. 복지부에서 거절한 겁니까? 아니면 아직 입장을 안 낸 겁니까?

    ◆ 황은숙> 보건복지부에선 지금 협의 중에 있고 최종 판단을 아직 못하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지자체에서 협의 신청이 들어온 지 60일 내에 통보를 해야 됩니다. 아니면 이게 무효가 되거든요. 지금 얼마나 남은 거죠?

    ◆ 황은숙> 9월 초까지로 알고 있는데요. 이때까지 결정이 안 나면 예산이 마련돼 있어도 생리대 지원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니까 지금 9월 초까지 결론이 날 것이다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황은숙> 네.

    ◇ 김현정> 복지부에서 이렇게 뜸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요?

    ◆ 황은숙>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라서 최저 생계비 100% 이하의 수급자에게는 생계비가 지원이 되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이미 생리대 구입비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건복지부는 보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잘못하면 이게 이중지원이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지원하는 것에 형평성 문제를 우리는 따져야 된다 이런 검토 과정이 있는 거군요?

    ◆ 황은숙> 네, 그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현실적으로 생리대는 한 여성에게는 기본적인 이런 권리가 되고 보장이 돼야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물품을 구입하거나 하는 측면에서 지원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고요. 특히 한부모 가정 입장에서 본다면, 수급자는 그 생계비가 지원되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저소득 한부모 가정은 정부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아예 기초생활수급자면 지금 보건복지부가 말하는 것처럼 생계비, 돈의 형태로 지원이 된다 치지만 바로 차상위 계층의 저소득층은 거기서도, 그 안전망에서도 벗어나 있으니까 상당히 어렵다 이 말씀이세요?

    ◆ 황은숙> 어떻게 보면 수급자가 되면 어려운 분들이 이제는 조금 숨을 돌리게 되는 거고요. 하지만 저소득 한부모 가정은 생계비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환경이 더 안 좋은데 지금 그런 한부모 가정에게는 생리대 지원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문제가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럼 이런 생리대 문제를 쭉 집중해 온 단체에서 보시기에는 가장 이상적인 방향은 뭐라고 보세요?

    ◆ 황은숙> 수급자 자녀들을 위해선 물품을 구입하는 형식으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요. 하지만 저소득 한부모 같이 생계비 지원을 받지 않는 가정에는 정부에서 정책안에서 생리대를 지원해서, 아이들이 생리대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 지원대상 선정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는데요. 서울시의 경우 이번에 모집된 대상이 다 수급자 자녀였다고 합니다.

    ◇ 김현정> 기초생활수급자요?

    ◆ 황은숙> 네, 그런데 정말 생리대를 사지 못하는 사람은 차상위 계층이나 저소득 한부모 가정이거든요. 그래서 그 생리대 지원하는 대상을 선정할 때 꼭 저소득 한부모 가정을 포함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좀 확대해서 고려해 달라, 빨리 검토해 달라 이 두 가지 부탁을 하시는 거네요. 알겠습니다. 지금 생리대 문제가 이슈화된 지 3개월,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중간 점검 해 봤습니다. 회장님 관심 놓지 말아주시고요.

    ◆ 황은숙> 네.

    ◇ 김현정> 지원사업이 잘 진행됐다는 이야기, 한 3개월 뒤에 다시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황은숙>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황은숙> 안녕히 계세요.

    ◇ 김현정> 한국 한부모가정사랑회 황은숙 회장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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