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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하루 장주희입니다. 이슈와 관련된 더 깊은 이야기를 소개하는 시간,
‘이강민의 비공식 랭킹’, 이강민 아나운서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오늘은 어떤 랭킹을 준비하셨나요?
= 어제 양승태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현직 부장판사가 뇌물 사건으로 구속된 것과 관련한 사과였는데요. 이번 일 뿐 아니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수많은 대국민사과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동안 있었던 ‘대국민 사과 유형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 대국민 사과, 어떤 게 있었나요?
1. 법조비리와 대법원장 사과= 대법원장이 대국민사과를 한 건 이 전에도 두 번이 더 있었습니다. 대법원장의 첫 대국민 사과는 1995년 2월 ‘인천지법 집달관 비리 사건’ 때문이었는데요. 당시 인천지법 집달관 사무소 전 소장과 사무원 등 10여 명이 300억 원에 달하는 경매 입찰 보증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법원이 검찰 수사 착수 10개월 전부터 횡령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윤관 당시 대법원장이 사과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법원장의 두 번째 대국민 사과는 2006년 8월 ‘법조 브로커 김홍수 씨 사건’ 때문이었는데요.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가 법조브로커에게 1억3000만 원을 받고 다른 재판부 사건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되자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이 고개를 숙여 사과했습니다.
▶ 대법원장의 사과가 벌써 세 번째라니 놀랍네요. 또 어떤 대국민사과가 있었나요?
2. 대형 참사와 대통령 사과= 역대 대통령들은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대국민사과를 해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4년 4월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요. 사고가 발생한 지 14일째에 나온 대국민 사과였습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나자 사흘만에 대국민담화를 발표해 머리를 숙였습니다. 대국민사과는 아니었지만 사고에 관해 사과한 대통령도 있었는데요.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로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자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고 발생 사흘 만에 사과의 입장을 밝혔고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1999년 경기 화성 씨랜드 화재 사건으로 23명이 숨지자 다음날 합동 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사과했습니다.
▶ 이렇게 대통령들의 사과가 많이 이루어졌는데도 참사가 끊이질 않는다는 게 참 씁쓸하네요. 대국민 사과를 한 사람들, 또 누가 있나요?
3. 갑질과 해당 기업(인)의 사과= ‘갑질’ 때문에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경우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에는 남양유업이 대리점을 상대로 갑질한 사실이 ‘욕설 녹취 파일’과 함께 인터넷에 공개됐는데요. 이에 남양유업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원천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습니다. 2014년에는 ‘땅콩 회항’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대국민사과를 했고요. 또 2015년에는 운전기사를 상습 폭행하는 등 갑질을 한 것으로 논란이 된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 되짚어보니 갑질로 사과한 분들도 정말 많네요. 대국민사과를 한 경우 또 어떤 게 있었나요?
4. 제품 문제와 판매업체의 사과= 제품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롯데마트가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해 관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요. 당시 롯데마트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관련해 원인 규명과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못한 점을 거듭 사과하며 피해자 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PHMG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한 옥시 역시 피해를 받은 모든 분께 가슴 깊이 사과한다며 대국민사과를 발표했습니다. 또 대국민 사과 형식은 아니지만, 지난 7월에는 코웨이가 일부 얼음정수기에서 발암물질인 중금속 니켈 성분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1년여간 감춘 것으로 드러나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밖에도 제품의 문제로 대국민 사과를 한 경우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 마지막으로 소개해주실 대국민 사과, 어떤 경우가 있나요?
5. 연예인들의 사과
= 연예인도 대국민사과의 단골 주인공입니다. 지난해에는 병역 기피 의혹으로 입국 금지를 당한 가수 유승준 씨가 인터넷 방송을 통해 대국민사과를 하며 한국에 돌아오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고요. 지난 2014년에는 방송인 붐 씨가 2013년 불법도박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형을 받고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이후 방송 복귀를 알리며 대국민사과를 했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배우 최민수 씨가 70대 노인을 폭행하고 승용차에 매단 채 운전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면서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요. 이후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최민수 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다 소개해 드릴 수는 없지만, 대국민 사과를 했던 연예인은 이밖에도 참 많습니다.
▶ 네, 저도 몇 사람이 떠오르네요. 오늘은 대국민 사과를 살펴봤는데요.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 자료를 찾아보니 그동안 이루어진 대국민 사과가 굉장히 많았고, 유사한 사례도 수없이 많아서 매우 씁쓸하게 느껴졌는데요. 대국민 사과들의 공통점, 바로 별다른 감흥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과하는 것도 좋지만, 똑같은 사과를 반복하지 않도록 잘못된 부분들은 적극적으로 고쳐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국민 사과라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인데요, 앞으로는 말뿐인 사과가 아니라 진정한 반성과 재발 방지 노력이 함께 하는 사과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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