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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미공개정보 이용한 경영진 12명 검찰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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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미공개정보 이용한 경영진 12명 검찰 통보

    호재보다는 악재를 이용해 손실회피

     

    올해 상반기 기업 총수나 경영자들의 미공개정보 이용 행위가 잇따라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제 여건 악화에 '호재'보다는 '악재'를 피하려는 사례가 더 많았다.

    또 코넥스시장 상장기업의 주가조작 사례도 잇따라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20일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과제의 하나로 올 상반기에 단속한 자본시장 주요 불공정거래 사건을 공개했다.

    금감원은 지난 7월 모 코넥스 상장기업 대표이사와 그의 처남, 누나, 조카 등 일가의 주가조작 혐의를 적발해 검찰에 통보했다.

    이들은 회사가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이 빨리 되게 하려고 지난해 117차례의 시세조종 주문을 넣어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신속 이전 상장되려면 일평균 시가총액이 300억원 이상 돼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데,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주가조작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코넥스 시장은 유망한 중소 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터를 만든다는 취지로 2013년 7월 개설됐지만 코넥스 기업들이 코스닥 이전 상장을 서두르면서 인위적으로 주가관리에 나서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코넥스 시장에서는 거래량과 거래규모가 작아 비교적 소규모 자금이나 매매주문만으로도 시세조종이 가능하다는 취약점도 지적되고 있다.

    금감원 박은석 자본시장조사1국장은 "코스닥 신속 이전 상장 충족 요건의 경계선에 있어 시세조종 유인이 크거나 비합리적으로 주가 변동폭이 큰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영진이나 회사 오너가 내부정보를 이용한 사례도 잇따랐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계열사 주식 수십만 주를 20여 년간 차명으로 보유하다가 지난 2014년 말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로 넘어가기 전에 일부를 처분해 수억원대 손실을 회피한 혐의가 지난 5월 금감원 조사로 뒤늦게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코스닥 상장회사 S사 경영지원실 재무팀장은 회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보유하던 회사 주식을 매도해 1천300만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지난 1월 검찰에 통보됐다.

    코스닥 상장사 P사 대표는 작년 9월 모 회사와 합병하기 전에 미리 주식을 매입해 1천2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가 드러나 지난 5월 검찰에 통보됐다.

    6월에는 코스닥 상장사 M사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와 이사 등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도를 앞두고 보유 주식을 사들여 수천만원씩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가 드러났다.

    ◇ '호재'보다 '악재' 이용이 두 배 많아

    금감원이 올해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를 밝혀내 검찰에 통보한 기업 경영진은 12명에 달한다.

    미공개정보 유형별로는 유동성 위기(4명), 경영실적 악화(3명), M&A 추진(2명), 제3자 배정 유상증자(2명), 관리종목 지정(1명) 순이었다.

    특히 어려운 경제 여건을 반영하듯 악재성 정보를 접하고 손실을 회피한 경영진이 8명으로, 호재성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은 경영진(4명)의 2배 수준으로 많았다.

    지난 3월에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허위주문을 내는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차익을 챙기는 이른바 '메뚜기' 주가조작단과 이들을 도와준 증권사 직원이 적발됐다.

    전업투자자 김모씨는 주가조작을 위한 전용 사무실을 차려놓고 직원 5명을 고용해 2012년 12월부터 작년 8월까지 30여 개 기업의 주가를 조작해 49억여원을 챙긴 혐의가 금감원 조사에서 드러나 검찰에 구속됐다.

    박은석 자본시장조사1국장은 "주당 가격이 낮고 거래량이 적으면서 주가변동폭이 큰 종목은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이 시세조종의 대상이 된 7개 종목의 주가 변동을 파악한 결과 시세조종 후 주가 변동폭이 적게는 14.3%에서 최고 66.5%까지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4월에는 현대증권이 시간외 대량매매(볼록딜)를 하기 전에 공매도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검찰에 통보됐다.

    금감원은 현대증권이 작년 모 기업의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수하기로 하고서 이 회사 주식 수십만 주를 공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린 뒤 원래보다 저렴한 가격에 인수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통보했다.

    이는 직전 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호가를 내지 못하게 하는 규정인 '업틱룰'을 준수한 공매도라도 인위적으로 주가를 하락시켰다면 시세조종이 될 수 있다고 본 최초 사례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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