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과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이 22일 첫 모임을 갖고 야권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통합 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논의한다. 대선과 관련한 양당 의원들의 물밑교류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통합 경선은 당 밖에 중간지대를 설정한 뒤 야권의 모든 후보들을 모아놓고 경선을 치르자는 아이디어다. 만일 성사될 경우 야권 지형의 중대한 변화가 예상되며 양당 의원 간에 논의가 시작되는 것 자체로도 파장이 클 전망이다.
더민주 원혜영 의원과 국민의당 김동철, 주승용 의원 등 양당 중진들은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다가오는 대선 정국에 대비한 야권 통합 경선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동철 의원은 "당적에 연연하지 않고 당 밖에서 공정하고 열린 경선의 장을 만들어 대선 후보들을 불러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양당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양당 의원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이번 주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함께 만나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원혜영 의원은 "평소 친한 분들 대여섯명이 식사를 하면서 대선과 관련해 편하게 얘기해보자는 것"이라고 모임 성격을 설명했다.
원 의원과 김 의원은 공통적으로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원들이다. 이날 모임에서 개헌 문제를 포함, 야권의 통합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눌 계획으로 알려졌다.
양당 의원들 간의 비공개 물밑접촉은 최근들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모 중진 의원은 "최근 몇 주 사이에 양당 의원들이 함께하는 모임이 급속도로 생겨났다. 2~3개 정도의 모임이 있고, 초청을 받기도 했다. 당의 미래와 정권교체를 걱정하는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개헌이나 후보 경선 등의 이슈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도 "(양당 의원들의) 모임이 몇 개 더 있다. 내일부터 서로 만나서 얘기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더민주 내에서는 전당대회 이후 문재인 대세론이 불거지면서 당내 경선의 공정성과 역동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 그 배경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에서도 손학규 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인물 영입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정권교체를 위해 당 외곽에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아직까지는 일부 의원들에 의한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대선후보 선출 방식 등을 놓고 양당의 교류와 연대 움직임이 생겨나면서 야권 전체에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야권 유력주자로서 기득권을 가진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후속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