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가결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해임 건의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25일 공식화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박 대통령은 김 장관 해임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박 대통령이 장차관 워크숍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고 모두 함께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국민을 위해 뛰어주셨으면 한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데 이어 해임건의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청와대는 그 이유를 세가지로 들었다.
△임명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장관에게 직무능력과 무관하게 해임을 건의했다는 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은 모두 해소됐다는 점 △새누리당에서 이번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요청한 점 등이다.
거에는 장관이 5-6개월간 업무를 수행하던 중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을 처리했는데 이 번 김 장관의 경우에는 한달도 안됐고 직무능력과도 관련없는 야당의 정치공세라는게 청와대의 인식이다.
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전세자금 특혜대출 의혹 등이 사실상 근거없는 것으로 결론났는데도 해임건의안 처리를 강행한 것은 박근혜 정부를 흔들기 위한 대선전략 차원에 불과하다는게 여권의 시각이다.
박 대통령이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를 공식 거부함에 따라 26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파행은 물론 정기국회 기간 내내 정국 경색이 불가피하게 됐다.
아울러 김 장관 해임건의 거부는 1987년 개헌이후 국회에서 가결된 장관 해임건의안을 청와대가 거부하는 첫 사례로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앞서 한나라당 주도로 국회에서 해임안이 통과된 임동원 통일부장관 (2001년) 김두관 행정자치부장관(2003년)의 경우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국회를 존중해 사표를 수리한바 있다.
임동원 장관은 해임안 가결 하루만에 사표를 낸 뒤 사흘뒤 처리됐고 김두관 장관은 2주일만에 사표를 제출해 이틀뒤 노무현 대통령이 수리했다.
87년 개헌 이전에는 모두 3차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장관들이 해임됐으나 당시에는 해임건의안이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