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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중학생 칼부림'…학교, 폭행 알고도 방치

    학교폭력 매뉴얼 작동 안 해…'방관 논란'

    (사진=강원CBS 진유정 기자)

     

    지난 26일 강원 원주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중학생 칼부림' 사건의 가해자와 부모가 범행 직전 이미 학교 측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별다른 후속조치가 없어 방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경찰과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A(15) 군은 26일 1교시 담임교사에게 상담을 신청해 동급생 B(15) 군으로 부터 수차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신고 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보복은 옳지 않다"며 A 군을 그냥 돌려 보냈다.

    A 군을 최소한 B 군에게서 격리 시켜 이 같은 상황을 예방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학교 측은 A 군이 B 군에게 수개월 전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군의 부모가 아들이 B 군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담임과 상담했고 부모가 그 과정에서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하지만 이 상황에 대해 학교 측의 조치는 이뤄진게 없었다.

    학교폭력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학교 안에서 폭력이 발생하면 즉시 학교장은 전담기구나 소속 교원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전담기구가 구성돼 관련 조사를 하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조치를 결정하고, 교육청에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내 폭행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교육청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 인지하게 됐다.

    학교 측이 학교폭력 발생을 알고 있었으면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는등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결국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결국 교육당국이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있던 사이 A 군은 B 군에게 끌려가 화장실에서 폭력을 당했고, 이 과정에서 A 군은 흉기로 B 군의 복부와 머리 등을 10여 차례 찔렀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B 군은 상태가 다소 호전되어 고비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원주교육지원청 담당 과장은 "사건 당일 오후 A 군의 어머니와 담임 선생님과 상담 예약이 잡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외부에 노출되기를 꺼리는 A 군 부모의 입장을 고려해 학교 측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현재 범행을 목격한 학생들과 담임교사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며 강원도교육청도 담당 장학사를 단장으로 하는 대책반을 보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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