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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신세계복합쇼핑몰…인천에는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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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 신세계복합쇼핑몰…인천에는 치명적”

    정유섭 의원 “부평과 계양은 도시기능 마비, 슬럼화 가능성”

    경기도 부천시가 추진 중인 ‘초대형 신세계복합쇼핑몰’ 조성사업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주변 소상공인들은 물론 지자체와 정치권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권 붕괴’와 ‘교통지옥’이 예상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CBS 노컷뉴스는 복합쇼핑몰 입점 예정지 주변의 상인과 주민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경기도 부천영상문화단지 전경(부천시 제공)

     

    ◇ “상습정체 지역에 초대형 복합쇼핑몰? 교통지옥 될 것”

    지난 30일 오전 7시 30분,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나들목. 부천시 상동과 중동, 그리고 인천시 부평구에서 몰려나온 출근길 차량들이 뒤엉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상동에서 인천시 구월동으로 승용차를 이용해 출근하는 한 40대 남성은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해 제2경인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것이 신호가 적어 가장 빠른 길이지만, 출퇴근시간에는 중동 나들목을 통과하는 데에만 약 20분이나 걸려 아예 다른 길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 나들목 주변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체육관, 농산물도매시장, 공원, 워터파크, 쇼핑센터 등이 빽빽하게 들어서있어 상습 정체구간으로 꼽힌다.

    중동 나들목의 하루 평균 통행 차량은 약 22만대나 된다. 이 주변은 교통영향평가등급이 ‘F’로 매우 혼잡한 지역이다.

    하루 종일 막히는 상습정체지역인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나들목 주변의 출근시간대(좌)와 낮시간대 모습 (사진 변이철 기자)

     

    부천시(시장 김만수)는 중동나들목과 바로 인접한 상동 영상문화단지(약 38만㎡)를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1단계 개발사업에는 공공문화단지와 스마트융복합단지, 수변공원 조성 외에도 약 7만6,000㎡ 규모의 부지에 백화점과 창고형 대형마트, 면세점, 호텔, 문화센터 등을 포함하는 복합쇼핑몰 조성계획이 포함됐다.

    부천시는 1단계 개발을 위해 지난 6월 30일 신세계컨소시엄과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에는 2019년까지 약 1조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신세계복합쇼핑몰이 들어서게 되면, 차량 급증에 따른 교통체증과 미세먼지 증가로 인한 정주여건 악화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중동나들목 근처에서 만난 한 50대 택시기사는 “서울외곽순환도로 구간 중 김포~서운~중동~송내~장수~시흥 구간은 지금도 수도권 최악의 상습정체 구간”이라며 “이곳에 초대형 복합쇼핑몰까지 들어선다면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활기를 잃은 인천 부개종합시장 내부 모습 (사진 변이철 기자)

     

    ◇ "주변 상권 초토화될 것"…소상공인들, 걱정 '태산'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예정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400미터 떨어진 인천 부개시장 상인들의 얼굴은 수심으로 가득했다.

    지난 1999년 아파트단지 사이에 처음 자리 잡은 부개시장은 점포 50여개가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소규모 재래시장이다.

    문을 연 직후에는 손님들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활기를 잃었다. 이날 오후 점포 10여 곳은 문을 닫고 아예 영업을 하지 않았다.

    부개시장에서 16년째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형섭(54) 씨는 “시장 주변에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들어서면서 손님이 밀물처럼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근처에 초대형 복합쇼핑몰까지 들어선다는 소식을 듣자니 눈앞이 캄캄하다”며 불안한 앞날을 걱정했다.

    부개시장 상인들에게 큰 타격을 입힌 기업형슈퍼마켓 측도 이제는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어 초대형 복합쇼핑몰 입점 소식에 바짝 긴장하는 눈치이다.

    한 관계자는 “가까운 곳에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매출이 최소 30%정도는 떨어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예정지 반경 3km 이내에는 전통시장과 지하상가, 상점가, 백화점, 그리고 대형마트들이 밀집해 있다.

    부천지역에는 신흥시장과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상동 홈플러스, 중동 이마트, 소풍(뉴코아), 세이브존 등이 들어서 있다.

    인천지역에도 부평시장과 부평깡시장, 갈산시장, 삼산시장, 작전시장, 부개시장, 롯데마트 삼산점, 이마트 갈산점, 홈플러스 작전점, 이마트 계양점, 부평지하상가, 부평문화의거리, 부평먹거리타운 등이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대형 복합쇼핑몰까지 상륙할 경우 상권 몰락으로 지역경제에는 큰 타격이 예상된다.

    홈플러스 전국 매장 가운데 매출액 1위를 기록 중인 부천상동점 정기룡 부점장은 “소비 부진으로 하루하루 매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신세계 복합쇼핑몰은 조금 먼 이야기이고 오정동에 입점을 추진하는 코스트코의 동향에 신경이 더 곤두서 있다”고 말했다.

    세이브존 부천상동점 관계자도 “신세계 복합쇼핑몰의 입점 추진을 매우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복합쇼핑몰 예정부지와 불과 1km가량 떨어진 홈플러스 상동점과 소풍. (사진 변이철 기자)

     

    ◇ 복합쇼핑몰을 바라보는 지역 주민의 두 가지 ‘시선’

    인천 부개동 주민 강정길(75) 씨는 “우리나라는 너무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영세 상인들도 먹고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경제가 튼튼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복합쇼핑몰이 막무가내로 들어서면 교통난과 상권 붕괴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신세계 복합쇼핑몰을 바라보는 인근 주민들의 시선은 ‘자가 소유자이냐 아니냐’에 따라 갈리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30대 가정주부는 “인근에 쇼핑센터와 문화시설이 많아 복합쇼핑몰이 새로 들어선다고 해서 특별히 삶의 질이 향상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히려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이 더 신경 쓰인다”면서 “혹시 전세나 월세가격이 오르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40대 가정주부는 “‘신세계 복합쇼핑몰 입점 소식으로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엄마들 사이에서 많이 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자가 소유자 입장에서는 복합쇼핑몰 입점으로 쇼핑이 편리해지고 문화시설이 많아지며 집값까지 오른다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소 윤정숙 대표도 “신세계 복합쇼핑몰 호재로 부천시 상동과 인천 부평구 삼산동, 부개동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초에 비해 평균 5000만 원 가량 올랐다”고 귀뜸했다.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반대 선포식 (인천 부평구청 제공)

     

    ◇ 인천지역 반발 거세…복합쇼핑몰 입점 ‘미지수’

    초대형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28일 부천시민 310명이 ‘부천시가 도시계획위원회 승인을 받기도 전에 부천영상문화단지 토지 용도를 상업용지 30%, 준주거용지 70% 비율로 신세계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한 것은 법규 위반’이라며 낸 감사청구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을 막기 위한 인천지역 여야 국회의원과 정당, 지방자치단체의 활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부천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저지를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유동수, 송영길 의원, 문병호 국민의당 인천시당위원장과 김성진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이 참석해 한 목소리로 반대했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신세계가 외국인투자기업 특혜를 받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했다’도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상인단체 24개로 구성된 ‘부천 신세계복합쇼핑몰 입점 저지 인천대책위원회’도 대규모 집회와 서명운동 등 조직적인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인천지역 군수·구청장협의회도 인천대책위와 연대하기로 했다.

    정유섭 의원은 “신세계복합쇼핑몰이 행정구역상 부천이지만, 생활권은 사실상 인천에 인접한 부천영상문화단지에 들어서면 상권 붕괴로 구도심지역인 부평과 계양은 도시기능이 마비되고 슬럼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부천시와 신세계는 지금이라도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은 물론 인근 자치단체와도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으로 상생협력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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